◆…정세균 국회의장
◈ 정세균 의장 "국회의장은 로봇 아냐…헌법과 국회법 따라 직무수행"
정세균 국회의장은 28일 새누리당의 국회 의사일정 전면 거부와 이정현 대표의 단식농성 등 국회 파행의 해결방안으로 제안된 '의장 사과'에 대해 "유감 표명할 내용이 없다"고 거부했다.
정 의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간담회에서 "김재수 농림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에서 헌법이나 국회법 절차를 따랐고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다른 할 이야기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장은 새누리당이 의장 사퇴를 위해 더 강력한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한 데 대해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국회의장으로서 법과 절차에 따라서 마땅히 제가 해야 할 책임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정당 대표들이 물론 국회 일원이라 제가 존중하고 필요하면 대화할 수 있다"면서도 "국회 운영에 있어서 제 카운터파트는 각 당 원내대표"라고 말해 당 대표실에서 단식 농성 중인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정 의장은 새누리당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장은 중립적이냐, 아니냐 이전에 국회법과 헌법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라며 "이를 어기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고 그럴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지금까지 의장 직무수행에서 헌법, 국회법을 어긴 적 없다"고 단언했다.
또 정기국회 개회사로 인해 새누리당이 반발한 것과 관련, "의장은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정도의 정치적 의사표시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평의원과 무게감이 다르니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국회의장이 로봇은 아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정 의장은 "가능하면 해임건의안이 발의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여야 원내대표에게 어떻게든 이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 국회에서 발의되지 않도록 노력했는데 결국 발의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발의가 되면 국회의장은 그 안건을 처리할 책임이 있다"며 "의장이 (안건을) 처리하지 않으면 직무유기가 되는 것이고 처리 할 수 있는데 못 하면 무능한 것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하는 게 의장의 책임"이라며 "헌법이나 국회법 절차를 따랐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다른 할 얘기가 없다"고 유감 표명 의사가 없음을 거듭 나타냈다.
국정감사 파행과 관련해선 “국감은 어느 정당을 위해 하는 게 아니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이라며 "국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부터 시행된 김영란법 관련해서는 "우리 사회의 관행·문화를 완전히 바꾸는 법이라서 여러 가지 부작용이나 어려움이 있겠지만 약이 몸에는 좋지만 입에는 쓴 것처럼 이 법이 잘 시행되도록 노력하는 게 우리의 책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28일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정세균 사퇴 관철을 위한 새누리당 당원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새누리당은 전국 각지에서 1000여명의 당원들을 불러모았다. 국회 사안으로 당원들을 불러 국회 내에서 규탄대회를 연 것은 새누리당이 처음이다.
◈ 與 이정현 '국감 복귀' 전격 선언에 '자중지란'…서청원 "타이밍 아냐"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8일 전격적으로 '국감 복귀' 선언을 하자, 당 내부가 '혼돈'에 휩싸였다.
이 대표가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들과도 사전 논의 없이 단독으로 '결정'하면서 의원들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정세균 사퇴 관철을 위한 새누리당 당원 규탄 결의대회'에서 "내일부터 국정감사에 임해 달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국가와 나라를 위해 일해야 한다는 게 새누리당 의원들과 제 소신"이라고 국감 보이콧 방침을 철회했다.
하지만 정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사전 논의 없이 이루어진 이 대표의 선언에 당황해 하고 있다.
특히 정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국감 복귀'를 선언하기 불과 30분 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감 복귀를 요구하는 일부 의원들을 향해 '자진 탈당'을 경고를 한 상태다.
정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내일부터 국감에 복귀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모르겠다"면서 "(복귀 여부는 의총에서) 논의 해봐야겠다"고 당황해 했다.
그는 '이 대표와 사전 상의가 없었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도 "전혀 지금 상의가 안됐다"면서 "의총을 통해 (국감 복귀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오늘 중진회의 때도 강력한 단일대오를 형성해 정세균 의장을 끝까지 눌러 앉혀야 한다고 그렇게 했는데…"라고 어리둥절했다.
'정세균 사퇴 관철 비대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원진 최고위원은 "당 대표 입장에서야, 자기는 단식을 계속 할 테니 (의원들은) 다 들어가라고 할 수 있는 얘기 아니냐"며 이 대표의 개인으로 규정했다.
조 최고위원은 "우리 당으로서는 그게(국감 복귀) 맞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지금 분위기로는 안 된다"고 국감 보이콧 철회를 반대했다.
친박 핵심인 김진태 의원 역시 "이 마당에 어떻게…(국감을 들어가나)"라며 "대표는 우리 생각해서 들어가라고 하지만 국감장에서 어떻게 앉아 있느냐"고 말했다.
친박 좌장인 서청원 의원은 이 대표의 단독 결정을 지적하고 나섰다.
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 중진회의에서도 국감 복귀를 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정치 행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라며 "히지만 오늘은 아니다. 오늘 다 투쟁해 놓고 이 대표가 의논을 좀 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전국 각지에서 1000여명의 당원들이 올라와 규탄대회까지 열어 놓은 상황에서 알맞은 '타이밍'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새누리당은 국감 복귀 결정을 놓고 긴급 의총을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