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화재가 전체 24개의 보험사 중 실손 의료보험의 보험료를 지난해 대비 올해 가장 많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보험사의 '실손보험료(영업보험료) 현황' 자료를 보면 흥국화재가 전년 대비 올해 47.9%(여성기준) 보험료를 인상했다고 29일 밝혔다.
현대해상 28.9%, 알리안츠생명 24.6%, 한화생명 23.4%, 동부생명 22.0% 등이 순서대로 보험료를 많이 인상했다. 이들 보험사들은 전년 대비 평균 18% 이상 보험료를 올렸다.
이에 심상성 대표는 "정부의 자율화 조치가 '실손 보험료 폭탄'이 돼 국민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지난해 10월 19일 보험 자율화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대한 핵심내용은 '보험료 결정에 대한 정부의 규제를 풀어 보험회사가 자율적으로 이를 결정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심상정 대표는 "한마디로 보험회사의 '고삐'를 풀어준 것"이라며 "실손 보험사들이 곧바로 20% 가까운 보험료를 대폭 인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손해율을 만회하기 위해 보험료를 인상한 것인데 이것은 시장점유율을 떨어뜨리고 국민여론을 악화시켜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암보험의 경우는 손해율이 낮아 보험료 인하 요인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그렇지 않다. 이에 실손 보험의 보험료를 인상한 것이 손해율을 만회하는 것만이 아닌 전반적인 보험료 인상 목적이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심 대표의 의견이다.
따라서 심 대표는 "국민 건강보장을 확대하고 총 의료비도 관리하는 정책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는 지난 5월 18일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어 '보다 근본적인 실손의료보험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TF 구성'을 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심 대표는 '과잉진료'와 '실손 비급여 의료비가 특약의 형식으로 국민건강보험 급여 의료비 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 등을 지적했다.
심 대표는 "과잉진료를 최소화 하고 실손보험의 특약 범위를 규제하며 보다 근본적으로 국민건강보험의 비급여 적용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상정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보험료 자율화 조치'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촉구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실손 의료보험의 총 가입 건수는 단체 실손 의료보험 가입 건수를 제외하고 생명보험사 592만 건, 손해보험사 2673만 건, 총 3265만 건으로 우리 국민 5명 중 3명 이상이 가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