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는 근로자가 절반에 달하며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을 줄이기 위해선 일정 액수의 세금을 의무적으로 내게 하는 '최저한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NABO 경제동향(근로소득세 면세자 증가 배경과 개선 방안)'보고서에 따르면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은 2005년 48.9%에서 2013년 32.4%까지 점차 줄었다가 2014년에 41.8%로 크게 늘었다.
주요 선진국의 면세자 비율은 보면 일본(2014년)은 15.4%, 독일(2012년) 16.4%, 미국(2013년)은 35.8%로,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한다.
이 같이 세금을 내지 않는 근로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데는 2013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공제체계를 전환하면서부터다. 근로소득세액공제, 자녀세액공제, 외국납부세액공제 등 제도의 영향을 받아 근로자들은 소득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총급여 1000만원 이하 구간의 면세자는 100%였으며, 1000~1500만원 구간은 87.0%, 1500~2000만원 구간은 40.6%였다. 중산층에 속한 5000만원 이상의 급여 구간에서도 6.1%가 면세 근로자였다.
예정처는 "2000~8000만원 구간의 면세자는 근로소득세액공제, 자녀세액공제, 특별세액공제로 인한 소득세 경감 비중이 크다"고 설명했다.
1억원을 넘게 벌어도 소득세를 내지 않는 근로자는 0.3%였는데, 외국납부세액공제로 인한 소득세 경감이 산출세액의 85%에 달했다.
사실 면세자의 비율은 임금이 상승하면서 자연스레 줄어들게 되나, 그 효과를 기대하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예정처는 명목임금 상승으로 면세자 비율이 연간 2%p씩 감소한다는 가정 하에, 면세자 비율이 2013년 수준(32.4%)으로 되돌아가기 위해서 8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국민개세주의' 원칙에 무게를 둔 '정공법'을 제시했다.
최저한세를 설정해 최소한의 소득세 부담을 가지게 하자는 것이다.
예정처는 "산출세액의 5%를 최소한의 소득세액으로 부과하는 경우를 가정했을 때, 553만명의 면세자 1인당 평균 2만원을 추가로 납부해 과세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같은 조건일 때 총급여 1500만원 이하의 근로자 26만명도 1인당 평균 약 5000원의 소득세를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의 소득세 부담액을 설정하는 방안 외에도 공제제도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유사한 성격을 가진 공제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 주된 목소리였다.
예정처는 "근로소득세액공제의 경우 근로에 대한 필요경비를 공제한다는 점에서 근로소득공제와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축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자녀세액공제 등 특정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공제도 필요하나, 유사한 목적의 복지제도와 일원화하는 등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