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의 법인세 실효세율이 중견기업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을 많이 내는 대기업이 높은 세율을 적용받을 것이라는 통념과는 다른 결과다. 법인세 실효세율은 투자세액 공제, 연구개발(R&D) 공제 등 각종 공제를 제외하고 기업이 실제로 내는 법인세 세율을 의미한다.
4일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기업규모별 법인세 실효세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규모가 5조원 이상인 대기업의 실효세율(외국납부세액 공제 시)은 16.0%였다.
같은 기간 중견기업의 법인세 실효세율은 17.0%로, 대기업에 비해 1.0%p 높았다. 전자·금속·자동차 등 일반 제조업의 경우 연간 매출액 1000억원 이상인 기업을 중견기업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고 22%가 적용되는 법인세 명목세율에 비해서도 낮았다.
중견기업의 실효세율은 2014년 16.5%에서 지난해 0.5%p 오른데 반해, 같은 기간 대기업은 되려 0.2%p 줄었다. 이는 대기업이 외국에 세금을 낸 뒤 국내에서 법인세를 공제받는 액수가 커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외국납부세액공제를 포함한 대기업의 공제감면액은 2014년 5조원에서 지난해 5조7000억원으로 7000억원이 늘었다.
중소기업의 세부담도 늘었다. 지난해 중소기업의 실효세율은 12.6%로, 전년보다 0.1%p 올라갔다. 총 부담세액도 1년 사이 6000억원이 늘어난 7조9000억원이었다. 2013년 6조8000억원이었던 중소기업의 부담세액은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외국납부세액 공제를 포함시키지 않았을 때 대기업의 실효세율은 2014년 18.7%에서 지난해 19.2%까지 올라갔다. 비과세·감면 제도를 정비한데 따른 영향을 받았다. 대기업의 공제감면액은 같은 기간 2조8000억원에서 2조5000억원으로 줄었다. 2013년(3조6000억원)과 비교했을 때 무려 1조원 이상 세금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한 셈이다.
전체기업 기준으로 지난해 법인세 실효세율은 17.7%로, 전년보다 0.5%p 올랐다. 공제 감면액도 같은 기간 6조원에서 5조7000억원으로 줄었다. 부담한 세액도 38조2000억원에서 43조7000억원까지 불어났다.
법인세 실효세율이 높아진데 반해, 소득세 실효세율은 낮아졌다.
기재부에 따르면 2014년 근로소득자와 종합소득자의 실효세율은 9.1%, 17.4%였다. 전년에 비해 각각 2.2%p, 0.9%p씩 떨어졌다. 2013년 세법개정안 파동에 따른 여론의 반발을 무마하려고 각종 세금공제 혜택이 주어진데 따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