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로 징수되고 있는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의 지방세 전환 여부를 놓고 수년째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정부는 지방세 전환에 대한 긍정적인 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기획재정부는 종부세 시행 10년에 대한 평가를 내려달라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의 질의에 "장기적으로는 종부세를 지방세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종부세는 국세로 징수되고 있지만 부동산교부세로 전액 지방에 교부되고 있어 사실상 지방의 재원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2006년 시행된 종부세는 고액의 부동산 보유자에 대해 세금을 부과,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도입 전부터 이중과세 문제 등 크고 작은 진통을 겪으며 지금까지도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오고 있다.
이중과세 문제 뿐 아니라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중 누가 세금을 징수하는 것이 맞는 지에 대한 논란도 꾸준히 있어왔다.
2013년과 2014년 당시 정부는 세법개정안을 통해 지방재정난 완화와 과세 자주권 확립 차원에서 종부세를 지방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미 일반 재산세적 성격으로 변한 종합부동산세는 행정낭비를 줄인다는 취지하에 지방세로 전환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주장하며 지방세로 전환할 경우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가 2013년 51.1%에서 2014년 52%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과세권을 행사하도록 함으로써 종합부동산세를 자체 세입으로 충당하도록 해 과세 자주권을 살린다는 측면도 장점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종부세가 지방세로 전환하더라도 현행 국세체계와 별반 다르지 않아 지방재정 확충에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누가 걷던 세수는 같다는 것.
또 종부세가 공시지가 일정액 이상 초고가 아파트에만 매겨지다 보니 초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부, 지방의 일부 대도시 등에만 세금 수입이 편중되어 재정격차를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여기에 더해 지방세 전환에 따른 인력 확충 등 지자체가 감당해야 할 부담도 반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결국 종부세의 지방세 전환 문제는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고 정부는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모양새가 됐다.
한편 정부는 종부세의 성과에 대해 조세부담 형평성, 지방재정 균형발전 등 종부세의 목적에 부합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