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채이배 의원은 5일 국정감사에서 국무조정실의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생명가치인 '사망 시 보상금'을 부처별, 규제정책별로 서로 다르게 계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채이배 의원에 따르면 환경부는 아파트나 단독주택 같은 실내 공기 질 관련 규제에서 생명 가치를 7억9600만원으로 산정해 조사 부처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찰청은 총기사망 사고 관련 때 4억3900만원으로 생명가치를 측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안전처는 승강기 사망사고 발생 때 3억원을 책정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타워크레인 사망사고 2억6600만원, 대형화재 우려 작업장 사망사고 2억7100만원, 밀폐공간 작업장 사망사고 2억9500만원으로 구별하고 있다,
채이배 의원은 “이처럼 부처별 정책별로 사망보상금이 차이가 큰 것은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사람에게 최대로 지불할 용의가 있는 금액을 설문조사하는 방식인 '통계적 생명가치' (VSL : Value of Statistical Life)를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청은 민간 생명보험사가 지급한 생명보험금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경우 지급된 산업재해 보상금을 기준으로 삼는다. 하지만 이 보상금은 제각각이라는 문제점을 가졌다.
가령 타워크레인 작업장의 사망사고 경우 2014년 기준 건설업 산재보상금이 기준으로 제시됐다. 대형화재 발생 우려 작업장의 사망사고의 경우는 2014년 기준 일반 산업재해 보상금이다. 밀폐공간 작업장의 사망사고는 2015년 산재 보상금을 기준으로 계산됐다는 것.
채 의원은 “정부가 생명가치에 대해 통일된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각각의 기준을 적용하게 될 경우 관련 규제가 허술해지는 등 악순환의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어떤 작업장에서 산재보상금이 적게 지급될 경우 다시 그 작업장의 관련된 생명가치가 낮게 측정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채이배 의원은 “생명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범부처 차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일관된 기준과 생명가치에 대해 보다 높은 평가 기준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채 의원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미국 교통부(DOT)의 1인당 생명 가치는 610만달러 (한화 약 66억 원)다.
생명가치는 생명을 화폐단위로 환산한 것을 일컫는다. 어떤 사람이 사망에 따른 의료비, 장례비 및 그 사람이 벌어들일 것으로 기대되는 소득을 합산한 인적자본 (Human Capital) 접근법과 설문조사를 통해 사람에게 위험을 줄이기 위해 지불할 용의가 있는 금액을 직접 묻는 지불의사 (Willingness-to-Pay) 접근법으로 나뉜다.
◆…자료=국회 정무위 채이배 의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