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제기한 박근혜 대통령 퇴임 후 사저 국정원 개입 논란과 관련해 청와대에 이어 새누리당이 5일 반격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청와대가 지난 4일 박 위원장의 주장에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정치공세"라고 논평을 낸데 이어 5일 "무책임한 폭로와 억지주장", "거짓선동", "후안무치"라고 맹비난하며 '간첩'으로까지 빗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이 같은 극렬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 최순실-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의 권력개입 의혹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비리의혹 등으로 야권의 비판에 직면한 청와대를 전면 지원사격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박 위원장은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고검 국정감사에서 청와대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국정원을 통해 박 대통령이 퇴임 후 머물 사저를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청와대 '문고리 권력 3인방'의 한 명인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국정원에 지시해 사저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총무비서관의 지시로 국정원 측에서 대통령 사저 부지를 물색했고, 야당이 정보를 입수해 파고들자 해당 국정원 직원을 외근 부서에서 내근 부서로 보냈다는 주장이다.
박 위원장은 "대통령이 사저를 준비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당연하지만, 합법적 기관에서 준비하는 게 옳지, 정보기관에서 청와대 총무비서관 지시로 준비한다고 하는 게 옳은가"라고 말했다.
이후 청와대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강조하자 박 위원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다시 청와대를 향해 "청와대와 다르다고 정치 공세로 치부하면 민주국가가 아니다"라고 맞받아쳤다.
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저는 분명히 대통령께서 미르·K스포츠 재단으로 제2의 일해재단, 제2의 내곡동 사저 사건을 반복하려고 하지는 않았다고 믿는다. 호가호위 세력을 멀리하시고 합법적으로 적법한 기관에서 (사저 선정을) 하시라는 충언"이라고 했다.
이어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 했지만 사저는 삼성동 사저로 (결정됐고) 국가정보원과 (청와대) 경호처가 협의 중이라고 밝힌 것은 사실상 인정이다"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김성원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박 위원장을 향해 '사실을 왜곡하며 구태 정치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박 위원장은 어제 대통령 사저 부지 정치공세에 대해 수세에 몰리자, 오늘 재차 청와대가 '사실상 인정' 한 것이라며 억지 주장을 펼쳤다"며 "삼성동 사저로 되돌아간다는 것과, 새로운 사저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는 박 위원장의 엉터리 주장이 어떻게 같다는 말인가. 관련법에 따라 경호 및 보안상 협의를 하는 것이 어찌하여 부당한 지시에 의한 것인가. 사실관계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믿고 싶은 것만 골라 믿으려 하는 심리적 문제가 있어 보여 안타깝다"고 비꼬았다.
특히 친박 강경파인 김진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박 위원장을 '간첩'으로 몰고 가는 등 여야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 의원은 "순간 '또 거짓 선동을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니나 다를까 대통령은 퇴임 후 삼성동 사저로 돌아가기 위해 관계 기관과 경호·보안 문제를 협의 중일 뿐이라고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어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조목조목 허위 주장임을 지적하자 박 위원장의 반응은 '청와대 소식을 친절하게 설명해줘서 고맙다'고 할 뿐이었다"며 "후안무치한 '아니면 말고'의 전형이다. 고양이를 호랑이로 만든 것"이라고 일갈했다.
나아가 김 의원은 박 위원장을 겨냥, 대북 송금 문제를 거론하며 "드러난 것만 해도 4억5000만 달러를 몰래 북에 보내 핵을 개발하게 해 놓고,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겠다는 사드 배치는 반대해서 우리의 손발을 묶었다"며 "우리 대통령이 선전포고를 했다고 떠드는 사람들을 더 이상 그대로 둘 순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훗날 통일이 되면 깜짝 놀랄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며 "베트남 대통령 선거에서 차점으로 낙선한 쭝딘쥬,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의 보좌관 귄터 기욤이 모두 간첩으로 밝혀졌다.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라며 박 위원장을 '간첩'으로 빗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