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9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취임 인사를 하고 있다
야 3당이 5일 故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위해 상설 특별검사제도를 통한 특검에 나선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이날 오후 특검 요구서를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故백남기 농민은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시위' 도중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317일 만에 사망했지만 서울대병원이 사망 원인을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적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요구서는 해당 상임위인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되며 본회의 의결을 통해 실행된다.
야 3당은 故백남기 농민 사건과 관련해 특검을 주장하면서 새로운 특검법을 제정할지, 상설 특검법을 활용할지를 두고 논의 해왔다. 더민주와 정의당이 별도의 특검법이 아닌 기존 상설특검법을 활용하자고 제안한 것에 국민의당이 뜻을 함께 하며 야권 공조가 다시 이루어졌다.
더민주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故백남기 농민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오늘까지 근 1년이 됐는데 수사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며 요구서 제출 취지를 밝혔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사건 자체가 국가와 개인의 문제인데 이 것을 조사할 검찰이 정치적 공정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故백남기 농민 사건에 대해 검찰의 중간 수사 발표도 없고 다른 사건에 비해 상당히 공정하지 않게 수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백남기 특검이 실현되면 2014년 6월 상설특검 시행 이후 1호"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상설특검법을 이용하기로 한 데에는 국회 스스로 만든 제도를 활용한다는 차원이기도 하며 특검 도입을 반대하는 새누리당을 기존 제도 내에서 가능한 설득시킬 수 있는, 수용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 도입된 상설특검법은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의 과반 찬성으로 의결되거나 법무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특검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별도의 특별법 제정을 통해 이루어져 왔던 특검과는 다른 방식이다.
야 3당이 의원 10명 이상 동의로 요구안을 발의하면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의결하게 된다. 이후 국회의장이 법무부 차관 등 7명이 참여하는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면 대통령이 추천위에 후보자 추천을 의뢰하게 된다.
추천위는 그로부터 5일 이내 15년 이상 검사 경력의 후보자 2명을 추천하게 되며,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로부터 3일 이내 그중 1명을 특별검사로 임명해야 한다. 특검 수사기간은 60일이며, 30일 이내에서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다.
한편 새누리당이 특검에 반대, 요구서를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로 회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박 원내수석은 "법이 아닌 '요구서'이기 때문에 여당이 그런 행동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농해수위, 김재수 장관 '황제금리 대출' 놓고 여야 고성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농협은행 초저리 대출이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5일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를 상대로 한 국감에서 김 장관이 지난 2001년 당시 농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최저금리로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 여야가 진실공방을 벌이며 '격돌'했다.
농해수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태흠 의원은 이날 모 일간지에 김 장관의 농협은행 초저금리 주택담보 대출 기사를 언급하며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감자료를 인용해서 나왔다. 이 부분에 대한 잘못된 부분, 진실을 바로잡고자 얘기하려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김 장관이 대출받을 2001년 당시 시중금리가 8%였는데 김 장관이 1%대 특혜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1%대가 아니라 6.7%대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2006년 상환했다"며 "(장관)인사청문회에서 의혹이 해소됐음에도 부도덕한 파렴치한 사람으로 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야당이 제출했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그는 이경섭 농협은행장을 향해 "2014년 두건의 대출이 있었고 김 장관이 변동금리를 선택해서 지금 금리가 1.42%가 된 것"이라며 "변동금리를 택해서 금리가 내려온 것이다. 특혜를 준 것이 아니라 본인이 잘 선택해서 그렇게 된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이 은행장은 "금리를 선택할 때 잘 선택한 것"이라고 답했다.
또 "이 은행장이 지난번 인사청문회 때 김 장관이 농협과 관련된 정책을 담당하는 지위에 있기 때문에 그에 걸맞는 혜택을 준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부분이 감안 되어 금리 우대했다는 답을 했다"며 "아직도 특혜로 보느냐"고 압박하자, "저희는 특혜로 보지 않는다"고 말을 바꿨다.
김 의원은 이 은행장을 향해 "은행장 답변 하나로 나라가 시끄럽고 김 장관이 황제대출 특혜를 받은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사람으로 매도됐다"며 "해임건의안으로 여야가 정쟁으로 몰아가고 국감이 파행된 것에 일부 원인을 제공한 은행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날 생각이 없냐"고 몰아세웠다.
이에 이 은행장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의혹을 제기한 더민주 김한정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김 의원을 향해 "대체 국회가 국감을 하는 것인가, 국민 의혹과 비난 대상인 장관을 비호하는 청문회를 하는 것인가"라고 힐난했다.
김 의원은 농협조합법 143조 4항에 담긴 농협은행 설립 취지를 강조하며 "전 농림식품부 국장이고 농식품 유통공사 사장을 지낸 김 장관이 농협은행의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대출을 하면 문제가 됐겠느냐"며 "은행장 실수가 아니다. 벌어진 사실이고 확인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이용한 농협은행 고객은 57만명이다. 그 중 김재수 장관이 누린 담보대출 1.42% 혜택을 받은 사람은 0.17%다. 1.42% 혜택을 받은 970여명 중에 공무원이 88명으로 9%다. 농업인은 32명 3%"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농업정책을 담당했던 김재수 장관에게 우대 금리를 준 것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고 이 은행장은 "다른 은행과 경쟁하기 때문에 우수 고객 확보 차원에서 직업 불문하고 우대정책을 썼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이 "공공 책무를 지켜나가야 하는 은행 수장이 정치논리로 윽박지르는 질문에 '특혜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질책하자, 이 행장은 김 장관이 취임 이후 스스로 금리를 다시 올렸다고 해명했다.
더민주 간사인 이개호 의원 역시 의사발언을 통해 김태흠 의원을 겨냥, "특정의원을 거론하고 언론보도를 반박하는 것은 국감장에서 적절치 않다. 앞으로 서로 자제하고 원만한 의사진행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태흠 의원은 "제가 동료 의원을 거명한 것은 신문을 인용한 것"이라며 "농협 국감에서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면 농협과 연관된 일이기 때문이다. 진실에서 벗어난 이런 걸로 국정 파행이 된 게 아니냐. 진실규명을 위해 질의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다시 김한정 의원은 "국회 파행을 이야기했는데, 파행 원인이 김재수 장관 인사청문회 때문인가, 농협 때문인가"라며 "그리 이야기하면 안 된다. 새누리당이 돈이 어디서 났는지 모르겠지만 신문광고를 내서 야당 해임건의안이 모두 거짓이라고 했다. 집권여당 대표는 국감을 하기는커녕 단식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양심이 있어야죠. 상식이 있어야죠. 의사진행발언을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거듭 힐난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농협 국감을 하는 날 조간신문에 대출 금리에 대한 기사가 나온 것이 발단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오늘 신문에서 김 장관 대출이 1등이라고 보도됐는데 김재수 장관보다 낮은 금리를 받은 사람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에 대해 거부행사를 하고 김 장관이 현재 수행하고 있다"며 "더 이상 김 장관에 대해 왈가왈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