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신고 사후검증제도'가 손윤 한국세무법인협회 회장에 의해 다시 재점화됨에 따라 이에 대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손윤 회장이 사후검증제도에 대한 취지와 효과를 설명하는 모습.
"현행 성실신고확인제 문제 많아, 사전검증→사후검증 개선 필요
세무법인협회 세미나 '갑론을박'…내달 2차 토론회 개최
법인세신고 사후검증제 도입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개최된 한국세무법인협회(회장 손윤)세미나에 참석한 세무법인 관계자들은 제도 도입에 대한 총론에는 공감을 표했지만, 세부적인 제도 설계에 있어서는 이견을 보였다.
특히 세무법인 관계자들은 일정 규모 이하 개인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는 현행 성실신고확인제의 문제점이 많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이에 조세일보(wwww.joseilbo.com)는 '성실신고확인제도 개선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2차 토론회를 오는 11월11일(금) 열기로 했다.
◆…김천옥 한일 세무법인 대표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김천옥 한일 세무법인 대표는 "국세청이 실시하는 세무조사 등이 전체 사업자 대비 1%도 안되는 상황에서 이 제도의 취지에 공감한다"고 전제한 뒤 "다만 이 제도가 지금 현재의 우리와 후배 세무사들이 살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될 개혁인지, 그저 부수적인 업무를 하나 추가하는 것인지 여부에 대해 세부적으로 깊이 있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만식 이현 세무법인 대표는 "법인세신고 사후검증제 도입에 근본적으로 찬성하는 이유는 '가산세' 때문이다. 현재 가산세율이 너무 높아 어떤 경우에는 가산세가 본세의 배 수준이 되는 케이스들이 상당하다. 이런 의미에서 납세자들의 가산세 면제 등의 유인책을 곁들인다면 좋은 제도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만식 이현 세무법인 대표
안 대표는 "하지만 어느 범위까지 제도를 적용해야 하는지는 보다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세무조사 수준의 검증에 투입한 세무법인 등의 인건비 등에 대해 적정 보수를 받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외부감사제도와 비슷한 방식으로 대상 기업이 기본적으로 작성한 자료에 대해 세무법인 등이 잘잘못을 따져보고 이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감독기관에 보고하고 적정한 보수를 받는 형태로 만들어진다면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제도 취지가 국세청의 세무조사권한 일부를 세무사가 대행하는 형태인데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일단은 납세자들의 자기 수정신고를 확대하는 부분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자기 시정 기회를 확대하되 이 과정에서 세무대리인에 의한 수정이 있으면 가산세를 감면해 주는 것이 어떻겠나 싶다"고 덧붙였다.
◆…김용철 세무법인 하나 대표
김용철 세무법인 하나 대표는 "기본 개념 자체로 보면 굉장히 좋은 제도인 것 같지만 문제는 사전검증과 같은 세무조정을 세무대리인이 해 놓고 이를 다시 세무대리인이 사후검증을 하는 것은 논리가 맞지 않을 수 있다"며 "세부적인 것을 보완해 이 제도를 도입하면 정부(국세청)도 좋고, 세무대리인 및 납세자도 좋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운영되고 있는 외부조정제도와 상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정영래 세무법인 프라임 대표는 "현재 세무조정 대상 법인의 경우에는 사전검증 성격의 조정이 사후검증과 연결된다면 사실상 세무조정 제도가 왜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고, 사후검증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세무대리인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세무대리인이든 납세자든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영래 세무법인 프라임 대표
정 대표는 "외부조정은 '기업회계와 세무회계 차이를 조정하는 개념'이고 사후검증제는 '납세자의 탈세 여부'를 검증해 주는 것이다"라며 "하지만 어떤 사람이 1년 동안 거래한 내역을 세무대리인이 다 확인할 수가 없기 때문에 누락분에 대해서는 (세무대리인에게) 책임을 부여해서는 안된다. (이 제도가 도입되려면) 국세청이 가지고 있는 납세자의 정보를 우리가 제공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성실신고확인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원규 세무법인 대한 세무사는 "성실신고확인제도와 관련해 업무를 하면서 느낀 점은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차단되어 있다는 점"이라며 "어떤 사업자의 경우 매출누락이 있었음에도 내게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고, 나중에 세무조사에서 이 사업자가 차명계좌로 5000만원 정도의 매출거래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자 국세청이 '내가 성실신고확인을 했기 때문에 내게도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고 했고 나는 왜 책임을 져야 하는지 의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원규 세무법인 대한 세무사
그는 "성실신고확인제도가 잘 되려면 세무대리인에게 주어진 의무와 책임, 범위가 명확해야 한다고 본다"며 "사후검증제도 또한 이러한 부분에 대한 것이 명확하지 않다면 아무 의미 없는 '옥상옥'이 될 수 있다. 다만 사후검증제가 자기 시정의 역할로 자리매김하고 이를 세무대리인들이 대행했을 때 불이익이 최소화될 수 있다면 납세자가 충분히 비용을 지불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금처럼 정보가 제한되고 공신력이 없다면, 성실신고확인제도를 유지할 유인이 없다"고 덧붙였다.
안만식 대표도 "실무적 측면에서 성실신고확인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국세청이 다시 세무조사를 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간편조사를 도입해 실시해 놓고 또 세무조사를 하기도 한다. 성실신고확인제가 유명무실화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