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세수가 20조원 가까이 더 걷힌데 배경에는 납세자에 대한 국세청의 '소리없는 압박'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임환수 국세청장이 도입한 사전안내 및 사후검증이 기업인들에게 상당한 심리적 압박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7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국민의당 김성식 의원(사진)은 이같이 지적했다.
김 의원은 "최근 한 기업인을 만나보니 '국세청은 소리없이 압박한다'고 하더라"며 "국세청은 금년도 세입예산을 '조용한 가운데 차질없이 조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위법 여부를 떠나서 임환수 청장 취임 후 도입한 사전성실신고안내가 올해 상반기 20조원에 가까운 추가세수를 거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며 "안내서 문구 내용이 상당히 압박적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사전안내 문구를 국감장 스크린에 띄운 뒤 김용균 서울지방국세청 성실납세지원국장에게 "납세자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가"라고 물었다.
김 국장은 "납세자 입장에서 압박을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내가 만난 세무사도 납세자에게 '웬만하면 조금 더 쓰세요'라며 세금을 내라고 한다고 말했다"며 "거위털을 아프지 않게 뽑는 것이 지금 도입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지난 9월 전국세무관서장회의에서 국세청은 사후검증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유는 민원이 들끓었기 때문 아닌가"라며 "청장 스스로 시행했던 사전안내, 사후검증을 축소하겠다고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임환수 국세청장은 "사후검증을 대폭 줄여 불필요한 세무간섭을 하지 말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조경태 기재위원장은 "김성식 의원 말에 일리가 있다. 국세청장은 국세청 입장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새누리당 최교일 의원은 "김성식 의원 말에 동감한다. 작년에 변호사로 일하면서 세금을 냈는데 세무대리하는 세무법인 경리 직원들이 굉장히 엄격하게 하는걸 느꼈다"며 "제도 취지는 좋지만 압박성 안내문구를 개선할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다.
임 청장은 "제도를 분석해서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