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늑장발표, 은폐가 습관"…철저한 조사-외교적 압박 촉구
야당이 중국의 불법어업을 단속하던 해경 고속단정이 지난 7일 침몰한 사실을 뒤늦게 발표한 정부를 향해 '은폐가 습관'이라고 맹비난하면서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외교를 촉구했다.
앞서 국민안전처는 해경의 고속단정이 침몰한지 30여시간만에 사건 발생을 알려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어선은 지난 7일 불법조업을 하던 중 이를 단속하던 우리나라 해경 고속단정을 고의로 충돌해 침몰시켰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중국의 불법어업을 단속하던 해경 고속단정이 침몰한 사실과 관련해 "해경의 고속단정 침몰은 주권국가로서 국격과 공권력을 훼손하고 자존심이 공격받은 사건"이라며 "문제는 사고사실을 은폐하려고 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이 사건을 뒤늦게 발표한 정부를 향해 "사건만 터지면 숨기는 것이 이제 습관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을 속이는 정부, 국민의 안전보다 윗분의 심기를 걱정하는 안전처, 사건만 터지면 숨기는 것이 이제 습관이 됐다"며 "지금이라도 해경 고속단정 침몰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책임자를 철저하게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국격을 지키는 시작은 은폐가 아니라 규명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서해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어선의 폭력 불법행위가 더 이상 용납할 수준을 넘어섰다"며 "이건 가히 어선이 아니라 해적이라고 규정한다"고 중국 불법어선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국제법상 해적에 가까운 행위는 무력을 동원해 진압할 수 있다. 군을 투입, 군과 해경이 공동작전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원내대표는 "현 해경의 인력과 장비로는 수천척의 중국어선을 단속·제압할 수 없다"며 "군이 도주하는 배를 봉쇄하고 해경이 단속하는 이원공동작전을 펴야 한다. 무장한 군이 봉쇄하지 않고서는 중국어선의 살상행위 를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직접 지시, 한편으로는 중국에 항의하고 한편으로는 최고수준의 단속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 역시 이날 비상대책위회의에서 중국 어선이 고의적으로 해경 고속단정과 충돌하고 침몰시킨 것에 대해 "확인침몰이라는 단어가 생겼다. 중국의 불법 어업 어선이 단속하던 해경 고속단정에 대해 충돌을 단행, 배가 뒤집어지자 또 다른 중국 배가 고속단정 쪽으로 배를 몰아 침몰시켰다"고 지적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거듭 강조하지만 한국 정부는 중국 정부에 대해 항의하는 데만 그칠 게 아니라 아예 선박·선원을 인도받아 한국 법률로 심판하는 조치를 위해 강력한 외교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우리 영해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중국 어선조차 한국 공권력을 우습게 본다는 뜻"이라며 "정부는 이번에 중국 당국에 엄중히 항의하겠다는 수준으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 아예 해당 선박·선원을 넘겨달라고 중국 당국에 요구해야 한다"고 정부를 향해 단호한 입장을 촉구했다.
이어 "한국 영해에서 벌어진 일을 한국 법률로 다스려야 한다. 제압 장비도 강력히 보강돼야 한다. 국회는 이번 추가경정예산 때 중국 어선 단속을 위한 해경정의 예산을 반영한 적이 있다. 앞으로도 이런 노력은 국회 차원에서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중국 어선이 해경 고속단정을 고의로 충돌하고 침몰시킨 사건에 대해 "외교부 등 관련 부처에서 항의와 함께 유감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