⑫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알아둘 필수정보(1) : 가입시점
실손의료보험은 두 개 이상의 상품에 가입하더라도 실제 부담한 의료비를 초과해 보장하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
가정주부 안지영(34세, 가명)씨는 실손의료보험도 다른 보장성 보험과 같이 여러 개를 가입하면 보험금을 더 많이 받는 줄 알고 있었다. 안 씨는 A생명보험사와 B손해보험사의 실손의료보험을 가입하고 보험료를 매달 꼬박꼬박 납입했다. 5년 뒤 안 씨는 다리를 다쳐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게 됐고 치료비 100만원을 두 보험회사에 각각 청구했다. 하지만 두 보험회사는 자기부담금(10만원)을 공제한 뒤 각각 45만원씩, 총 90만원의 보험금을 안 씨에게 지급했다. 그제서야 안 씨는 실손의료보험에 중복가입한 것을 후회했다.
실손의료보험은 가입자가 실제 부담한 의료비만을 보장하는 보험상품이다. 따라서 두 개 이상의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더라도 실제 부담한 의료비를 초과해 보장받을 수 없다.
만약 가입자가 두 개의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경우에는 실제 부담한 의료비 범위 내에서 두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나눠 지급(비례분담)하게 된다.
예를 들어 2016년 1월 보장한도가 5000만원(자기부담비율 20%)인 실손의료보험을 두 개(A사, B사) 가입했는데 실제 부담한 입원의료비가 1500만원이라면 두 보험회사로부터 각각 600만원씩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가입자가 여러 개의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더라도 실제 부담한 의료비를 넘는 보험금은 받을 수 없으며 보험료만 이중으로 부담하게 된다.
다만 중복가입 시 보장한도가 확대되는 효과는 있다.
실손의료보험은 실제 부담한 의료비에 대해 입원의료비는 최대 5000만원, 통원의료비는 최대 30만원 범위 내에서 본인이 가입한 상품의 보장한도까지 보험금이 지급된다.
즉 두 개의 실손의료보험에 중복가입할 경우 보험금을 두 배로 받게 되는 것이 아니고 실제 부담한 의료비 내에서만 보장받는 보장한도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상급종합병원에서 MRI 촬영 등으로 실제 부담한 통원의료비가 50만원인 경우 2016년 1월 실손의료보험(통원한도: 30만원, 자기부담금: 2만원과 보상대상의료비의 20% 중 큰 금액)을 하나만 가입한 A씨는 보장한도인 30만원을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다. 그런데 2016년 1월과 2016년 6월에 각각 하나씩, 두 개를 가입한 B씨의 경우에는 보장한도가 60만원으로 늘어나 40만원을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다.
즉 고가의 MRI·CT촬영 등을 자주 이용해 의료비 부담이 커 실손의료보험의 보장한도를 늘리고자 하는 사람은 예외적으로 실손의료보험에 중복가입 할 수 있다.
만일 다수의 보장성보험을 가입하고 있다면 단독형 실손의료보험을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손의료보험은 실손의료보험만으로 구성된 '단독형 상품'과 다른 주계약(예: 사망, 후유장해 등)에 특약으로 부가되는 '특약형 상품'이 있다"고 설명했다.
단독형은 실손의료비 이외 다른 보장부분이 없는 만큼 특약형에 비해 보험료가 훨씬 저렴하다. 또 '보험다모아'나 보험회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가입하는 경우도 모집수수료 등이 적어 설계사 등 대면채널을 통해 가입하는 것보다 보험료가 저렴한 장점이 있다.
실손의료보험은 어느 보험회사에 가입하든지 보장내용은 동일하다. 그러나 보험료는 보험회사에 따라 월 1만6447원에서 2만3170원(여자, 40세 기준)까지 차이가 난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료를 비교해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금융소비자정보포털 사이트 '파인(FINE)'에 들어가 보험다모아 코너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입연령 제한으로 일반 실손의료보험 가입이 어렵거나 은퇴 후 보험료를 내는 것이 부담스러운 고령자는 노후실손의료보험 가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노후실손의료보험은 가입나이가 50세에서 75세(또는 80세) 사이인 경우에도 심사를 거쳐 가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상품은 2014년 8월 도입된 상품으로 고액의료비 보장 중심으로 보장금액 한도를 확대(입원·통원 구분 없이 연간 1억원)하는 대신 자기부담금 비율을 높여(급여: 20%, 비급여 30%) 일반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 대비 70~80% 수준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울러 "실손의료보험이 모든 의료비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며 "성형수술과 같이 외모개선 목적의 의료비, 간병비, 건강검진, 예방접종, 의사의 진료없이 구입하는 의약품, 의약외품과 관련해 소요된 비용 등은 실손의료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2013년 4월 이후 가입한 실손의료보험은 매년 보험료가 갱신되며 15년마다 재가입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