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저축은행 자산 합동공매서 최고44·평균12 회 '유찰' 왜?

“고의적인 유찰로 가격을 낮추는 세력이 있는 것이 아닌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13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저축은행 지원금 회수를 위한 예금보험공사의 '파산재단 합동공매'에서 '최대 44회·평균 12회'꼴로 유찰이 발생해 감정가 보다 25% 낮은 가격에 매각됐다”며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예보는 현재 이른바 '부실' 저축은행이 소유한 파산재단을 매각해 그동안 투입한 공적자금 회수작업을 진행 중이다.

박찬대 의원이 제출받은 예금보험공사 자료에 따르면 예보는 2012년부터 지난 6월까지 부동산, 회원권, 동산 등 948건을 합동공매 방식으로 매각해 9814억원을 회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각은 부동산이 99%를 차지했다. 액수는 9772억원. 회원권과 기타 동산은 42억원에 불과했다.

문제는 판 가격이 자산 가치를 평가한 감정가에 대비해 지나치게 낮다는 게 꼽힌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2012년부터 올해 6월까지 매년 감정가보다 매각액이 낮았으며 그 누적격차가 무려 3332억원에 달했다는 것.

박 의원은 “이런 문제가 지속적으로 생기는 것은 합동공매를 통해 파는 과정에서 유찰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기간 948건의 합동공매에서 1만1697건의 유찰이 발생했다. 건당 평균 12회에 이른다. 유찰될 때 가격을 낮춰 다시 합동공매에 참여한다. 때문에 당초 감정가격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는 박 의원의 지적이다.

예컨대 전북 군산시 상업용 부동산은 18회 유찰됐다. 이에 따라 당초 감정평가액 8억5000만원짜리 부동산이 1억8000만원에 팔렸다. 감정가 대비 21%에 불과했다. 인천 남동구의 감정평가액 7억3500만원 상가 부동산도 18회 유찰돼 감정가의 42%수준인 3억1500만원에 낙찰됐다.

박찬대 의원은 이날 “저축은행 부실화 이후 공적자금 회수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다”고 언급했다. 그는 “합동공매 방식이 경쟁을 통해 회수율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은 회수를 방해하고 회수총액도 줄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자산관리공사처럼 다양한 방식의 매각 방법을 찾는 한편 고의로 유찰을 유도하는 세력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