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공방 '불꽃' 튀었다 = 17일 열린 국회 예산정책처 주최 세법개정안 토론회에서는 기획재정위원회 여야 간사 및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참여해 불꽃 튀는 논쟁을 벌였다. 새누리 이현재 의원은 법인세 인상이 우리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주장했고, 더민주 박광온,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은 조세정의 실현과 총수요 증대를 위해서는 법인세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법인세율을 올리면 경제를 살리고 복지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까?"
뚜렷한 정답이 없는, 이 명제를 둘러싼 입장차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2016년 세법개정안 토론회'에서는 여야 의원 및 학계 전문가들이 모여 법인세 인상, 인하의 효과에 대해 열띤 공방을 벌였다.
아울러 비과세·감면 정비, 조세의 소득재분배와 양극화 해소, 세수확보, 임대소득과세 등에 대한 다양한 제언이 쏟아졌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영록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박용주 예정처 경제분석실장이 발표자로 나섰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 서울시립대 김우철 교수, 홍익대 김유찬 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법인세 인상, "경제에 찬물"vs"총수요 증대 위해 필요"
이날 토론회에서 여야가 법인세율 인상 효과를 둘러싸고 불꽃튀는 논쟁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우선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은 법인세 증세는 시기상조이며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더민주와 국민의당에서 법인세 인상안을 제안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며 "법인세율 인상을 논의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법인세를 인상하면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며 "투자와 고용이 줄어들고, 서민과 근로자의 부담이 늘고 잘못하면 국민증세, 서민증세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민주 박광온 의원은 현재의 법인세 구조가 매우 왜곡돼 서민과 중산층이 이를 메우고 있으며, 대기업에 대한 조세감면 혜택이 정말 경제에 도움이 되는지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지난 2012년 세수 실적을 보면 소득세와 법인세는 약 45조원으로 동일했으나 3년이 지난 2015년의 실적을 보면 소득세는 60조원으로 15조원이 증가한 반면 법인세는 45조원으로 3년 전과 동일한 수준"이라며 "법인이 세금을 안내니까 중산층과 서민이 세금을 내서 메워야 한다. 대표적으로 담뱃세가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은 지금 많은 이윤을 올리면서도 고용을 안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이 고용을 줄이겠다는 최근 기사도 봤다. 거기에 대고 계속 법인세를 깎아주고 알앤디 감면혜택을 주는 것이 우리경제 실질적인 성장에 도움이 되는지는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GDP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우리 기업들의 소득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며 "법인세 정상화는 사회통합을 위한 과세형평성의 핵심 의제"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은 법인세 인하를 통한 투자 증가는 이미 실패한 정책이며, 담뱃세로 이미 서민 증세를 한 만큼 법인세를 올리지 않으면 무책임한 정부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우리 경제의 3요소 즉 소비 수출, 투자 중에서 남은건 소득재분배를 통한 내수진작, 총소비 총수요진작밖에 남지 않았다"며 "법인세 인하를 통한 투자증가는 이미 실패한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기재부가 재정건전성을 금과옥조처럼 해왔는데 헌신짝처럼 버리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며 "담뱃세로 이미 3조원 이상 증세했으니 법인세 증세 등으로 10조원 이상 마련하지 않는다면 무책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균소비성향이 1분위는 130이고, 10분위는 60이다. 즉 가난한 쪽에 돈이 갈수록 총소비가 늘어난다"며 "MF를 비롯한 OECD 등 모든 국제기구들이 현재 제시하는 정책은 확장적 정책과 소득불균형 해소다. 모든 편견을 깨고 거기에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립대 김우철 교수는 "야당이 제시하는 법인세 인상안 만으로는 10조원 정도 추가세수밖에 거두지 못해 보편적 복지확대 재원 조달을 하기 어렵다"며 "법인세 인하 경쟁을 하는 국제적 추이, 자본의 높은 이동성을 고려하면 법인세 인상은 한국경제에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익대 김유찬 교수는 "법인세와 경제활성화가 관련없다는 주장이 굉장히 많은데도 불구하고 법인세 인상 반대자들은 개별적 안에 대한 논의는 안하고 '일반적으로 경제활성화에 저촉이 되니 (인상은) 안된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법인세 때문에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공장을 옮긴건 아니다. 법인소득이나 자산분야는 상대적으로 세금 인상의 부정적 효과가 적은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영록 기재부 세제실장은 "세율 인상 얘기는 많은 논쟁이 있지만, 국제경쟁력 확보를 고려해야 한다"며 "'세율 정상화'라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세부담 편중이 심화된 상황에서 전반적인 세부담 접근성을 따지지 않아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박용주 예정처 경제분석실장은 "우리나라는 조세저항이 크다. '혈세'라는 말은 일본이나 중국에 없는 우리나라 유일의 말"이라며 "절대적 조세부담과 상대적 조세부담을 지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임대소득과세 정상화 요구…"또 연장하면 정부 신뢰 잃어"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정부가 이번 세법개정안에서 조세감면 일몰로 내년부터 실시될 예정인 2000만원 미만 주택임대소득 과세를 1년 유예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립대 김우철 교수는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안에서 소규모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과세를 1년 더 유예할 것을 발의했다"며 "본격적인 과세를 6개월 앞둔 상황에서 정부의 이번 유예기간 연장 제안은 향후의 임대소득과세 정상화 과정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득의 원천에 관계없이 모든 소득에 대해 포괄적으로 과세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임대소득에 대한 광범위한 비과세가 존재한다면 과세제도의 중대한 결함에 해당한다"며 "소득세법상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가 명시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조세정의에 심각하게 위배되며 다른 납세자들의 불복을 초래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
이어 "주요국들은 주택임대소득을 다른 소득에 합산해 종합과세하고 있다"며 "내년에 예정된 임대소득과세가 정상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충분한 준비가 되어있는지 검토하고 납세순응도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은 "임대소득 과세에 대해 정부가 일몰기한도 연장해주고 많은 배려를 해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과세를 미루는 것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낮추는 것"이라며 "임대소득 비과세가 일몰이 되더라도 아무 문제없이 시행된다고 정부가 말했었고, 월세 소득공제를 내놨을때도 임대소득 비과세 일몰이라는 명분을 내놨었기 때문에 이번에 일몰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