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세법개정안 심의가 예정된 가운데, '법인세율 조정'과 관련한 여야간 입장차 조율에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법인세 인상'을 당론으로 이미 정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 이어 정세균 국회의장이 앞서 여야 합의가 안 되면 법인세 인상안이 담긴 세법개정안 예산부수법안 지정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새누리당은 법인세 인상에 대한 여야 간 공개적인 정책토론을 제안하면서도 거듭 장기간 이어지는 경기침체를 이유를 들며 반대했다.
이정현 대표는 19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법인세 인상과 관련해 "한번 공개적으로 (법인세 인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볼 필요가 있다"며 "제대로 된 정책 토론이 여야 간 정치권에 있었으면 좋겠다. 내부에서도 준비해주시고 의견 모아보는 기회 갖겠다"고 밝혔다.
4선 중진인 김재경 의원은 법인세 인상과 관련해 "부동산경기가 활성화돼 양도소득세가 10조원, 집값상승으로 재산세도 상당히 걷힌다"며 "그런데 BIG2(삼성, 현대)를 비롯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도 법인세는 지금 올려야하는 게 아니고 논의 자체도 시기가 부적절하다고 얘기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경제에 부담을 준다는 것"이라며 "법인세 논쟁을 수세적 입장에서 전환해서 이제는 국민들 앞에 이 어려운 상황을, 세수가 크게 부족할 것 같지 않은 상황을 적극 설명하고 논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 역시 "세계경기가 좋지 않고, 경제가 좋지 않을 걸로 예상된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 세계경기가 안 좋을 때 우리로선 내수 진작밖에 없다"며 "이게 소비확대 투자확대다. 마땅한 툴(수단)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게 우리나라가 경제가 어려운데 이에 대한 근본 논의가 부족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다"며 김광림 정책위의장을 향해 "열심히 하는 거 알지만, 국민들은 뉴스에 나오는 것만 보고 지적하기 때문에 법인세 논의를 할 시점보다 어떻게 하면 투자를 확대시킬지 진지한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으로 여야 갈등이 극에 달하고 나아가 '송민순 회고록' 파문으로 최악을 치닫게 될 우려가 커지는 상태가 되자, 야권은 예산부수법안 지정으로 인한 여야 갈등 증폭을 고민하고 있다.
이는 법인세 인상 당론을 철회하는 것이 아니라 여야 '대치정국'에서의 전략을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법인세 인상안 및 세법개정안 예산부수법안 지정과 관련해 "법인세 문제를 예산부수법안으로 해 또 한바탕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고 예측하는 분들이 많다"며 "더민주 원내 차원에서 법인세 정상화를 위한 여러 대안을 갖고 예산국회와 법안국회에서 여러 치열한 토론을 할 준비는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것을 반드시 예산부수법안으로 올리느냐, 아니냐는 결정된 바 없다"며 "너무 앞서 예측할 필요는 없다"고 신중론을 강조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전날(18일) 기자들에게 "'부자증세'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법인세 인상안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 신중론을 폈다.
박 위원장은 "예산부수법안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천천히 하면 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