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핀테크기업' 통한 해외 현지서비스가 한국금융의 킬러콘텐츠"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26일 금융회사와 핀테크기업의 해외 동반진출 전략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금감원 제공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올 신년사에서 언급한 이 같은 내용의 아프리카 속담을 26일 다시 꺼냈다.
이날 금감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금융회사와 핀테크 (금융+기술) 기업의 해외 동반진출 전략 세미나'에서다. 행사에는 해외진출을 추진 중인 핀테크 기업과 금융회사 해외 사업 담당 임직원 등 180여명이 참석했으며 동반진출 성공사례 등이 발표됐다.
진 원장은 축사를 통해 “아프리카에는 사막도 많고 정글도 있기 때문에 열악한 환경과 사나운 짐승들 속에서 생존하고 멀리 나아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부족한 점을 메워줄 길동무가 꼭 필요하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험난한 해외진출의 길을 함께할 든든한 동반자를 찾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독려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경제가 발전하면서 수출입기업과 교민의 진출이 활발했던 중국 등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은행의 해외점포가 다수 설립됐고 영업실적도 양호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도래 이후 분위기가 반전됐다.
더욱이 최근 들어선 국내 은행 해외점포의 영업실적은 지속 악화하는 추세다. 실제 2015년 상반기 3억3700만 달러에 달하던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은 올해 상반기에 3만1160만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감소폭이 17.5%에 이른다.
진 원장은 “현지진출 한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한 여수신 위주의 전통적 영업방식을 고수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앞으로는 천편일률적인 해외진출과 영업방식의 일대 전환을 모색할 때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이날 “우버와 에어비엔비 같은 기업이 자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었던 핵심적인 원동력은 창의성과 혁신성”이라고 강조했다. 문화적 차이와 언어적 장벽에도 마음을 사로잡는 '킬러콘텐츠'가 있다면 전 세계 고객은 반응하기 마련이라는 설명이다.
해외 현지 금융회사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금융회사+핀테크'를 통한 차별화한 금융상품과 서비스가 바로 우리의 킬러콘텐츠라고 진 원장은 지목했다.
예컨대 해외 네트워크 구성이 상대적으로 쉬운 금융회사가 핀테크 기업과 해외 고객을 연결하는 중개자 역할을 담당하고 핀테크 기업은 고객 니즈에 맞는 맞춤형 핀테크서비스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꼽았다.
진 원장은 특히 “금융회사 해외점포도 진출 초기에는 일시적인 손실이 발생하고, 핀테크도 충분한 사용자가 확보되기 전까지는 투자비용에 비해 수익을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의 파트너십을 통해 우선 사용자 수와 고객 경험을 확보하고 그 다음에 구체적인 수익모델을 마련하는 장기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그는 말했다.
진 원장은 이날 “금융회사의 해외진출 지원을 위해 현지 금융당국과의 공식협의채널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금융세일즈 외교를 추진하고 있고 해외진출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들을 과감하게 완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가령 보험회사의 현지 시장조사법인 설립절차 간소화, 금융지주회사의 해외 자회사에 대한 자금지원 요건 완화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 등에 대한 자금지원 방법으로 보증도 허용), 해외 현지법인의 인력운영 요건 완화(실질적 지배력이 없는 은행의 현지법인의 내부통제 담당직원 겸직 허용)을 사례로 들었다. 지속적인 정책지원에 나서겠고 진 원장은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