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1년여간 추진해 온 '검사·제재개혁'이 현장에 제대로 뿌리내리고 있는지 확인키 위한 심층 실태조사를 통해 "1차 조사와 같이 이번에도 금융회사 직원과 금감원 검사역 모두로부터 기관·금전제재로의 전환이 선진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26일 밝혔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금융회사의 보수적 문화 혁신, 자율성·책임성 제고를 위해 제재의 중심축을 개인·신분제재에서 기관·금전제재로 전환하는 검사·제재규정을 개정했다. 현재는 관련 법개정을 추진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관·금전제재가 금융회사의 내부통제와 법규준수 강화를 유도하는 효과가 크다는 의견도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진행된 '검사·제재개혁' 현장 체감·만족도 조사는 지난해 11월 1차 현장 실태조사에 이어 두 번째다. 조사 방식은 심층 인터뷰(FGI : Focus Group Interview)로 진행됐으며 한국갤럽이 지난 8월 12일과 16일 이틀 간 진행했다.
조사 대상은 올 상반기 금감원 검사를 받은 금융회사 검사팀 14명(내국계 10명, 외국계 4명), 금감원 검사역 6명으로 총 20명이다.
인터뷰 내용은 금융회사 검사·제재개혁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7개 주요과제에 대한 체감·만족도, 개선의견에 대한 것이다. 7개 주요과제에는 ▲건전성 검사와 준법성 검사 구분 실시 ▲확인서·문답서 폐지 및 검사의견서 교부 ▲금융회사 임직원 권익보호 강화 ▲개인·신분제재에서 기관·금전제재로 전환 ▲금융회사 자체징계 자율성 강화 ▲제재대상자의 반론권 강화 ▲제재개혁을 위한 주요 금융법 개정 추진 등이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터뷰 결과 지난해 11월 1차 조사에 비해 검사·제재개혁에 대한 전반적인 체감도와 만족도가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주요 개혁과제별 평가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건전성 검사와 준법성 검사를 구분한 것에 대해서도 금융회사 직원과 금감원 검사역은 1차 조사 결과와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는 검사자료 준비가 수월해지는 등 수검부담이 경감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난 2015년 5월부터는 그동안 검사결과 입증자료로 징구해 온 확인서·문답서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검사종료 직전에 검사의견서를 교부토록 했다. 이도 마찬가지로 금융회사 수검부담 완화에 기여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확인서 등 징구 과정의 마찰이 사라져 검사장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졌다는 의견이 이번 조사결과 두드러졌다"고 강조했다.
금융회사 임직원에 대한 권익보호도 강화됐다. 금융회사 측에서는 이에 대해 개혁방안의 완전 안착을 위해 지속적인 검사역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1차에 이어 2차에서도 제기했다.
금융회사 자체징계 자율성을 강화한 것과 관련해서는 바람직하다는 반응이었으나 금융회사의 자율적 징계조치에 대해 감독당국이 신뢰해 줄 것을 희망하면서 금융회사별 징계수준의 형평 문제를 제기했다.
제재대상자의 반론권이 강화된 것과 관련해선 검사결과가 신속히 처리되고 제재심의 대상 여부를 미리 알 수 있게 된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신속 통지제도를 경직적으로 운영할 경우 사실관계를 소명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재차 제기했다.
이밖에 제재개혁을 위한 주요 금융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5년이 지난 금융회사 임직원의 위법행위에 대해 제재하지 않도록 하는 '제재시효 법제화'와 관련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제재개혁'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관련 법률과 하위법규 개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며 "이해가 부족한 일부 사항에 대해서는 홍보와 관련된 교육을 강화하는 등 금융시장의 신뢰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 전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