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선동 의원(서울 도봉구을)은 27일 소멸시효가 완성된 자살보험금 지급을 위해 청구기간 특례를 적용하는 '재해사망보험금 청구기간 연장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특별법은 자살보험금 청구권이 소멸시효로 만료됐어도 법 제정이후 3년 동안은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권리를 회복시켜주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지난 2008년 국회가 '학교용지부담금 환급 등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성실 납세자의 부담금 환급 청구기간 소멸시효를 연장한 전례를 참고로 입안됐다.
지난 5월 대법원은 생명보험사에 자살로 인한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지난 9월 재해사망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은 보험금 청구권에 대해서는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판결했다. 이에 소멸시효가 완성된 자살보험금은 청구를 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김선동 의원은 "이번 특별법 발의로 다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며 "본 특별법이 헌법상 보장된 보험사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으나 이는 당연히 지급됐어야 할 보험금을 주지 않아 소비자 재산권 침해가 발생한 문제를 눈 감은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 사안은 보험사의 재산권과 소비자의 재산권이 충돌하는 경우로 어느 법익을 보호할 것인가라는 입법정책적 판단 문제"라며 "상법에서 보호하는 소멸시효 법리 보다 약자 보호를 우선순위에 둬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살을 방조한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과거 재해사망보험금을 받아야 될 사람들이 일반사망보험금을 받은 경우에 한정해 재해사망보험금 청구권을 회복시켜 주는 것으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사건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핵심적으로 보험사에서 본 특별법이 자살을 방조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 자체가 자가당착"이라며 "애당초 자살을 하게 됐을 때 사망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곳이 보험사였고 경쟁이 심해지자 더 많은 보험금을 주는 재해사망보험 특약상품을 개발한 곳도 보험사였다"고 말했다.
현재 대법원 판례의 취지와 금융감독원의 보험금 지급에 대한 강경한 입장, 소비자 신뢰 보호 등 종합적인 판단 아래 14개 생명보험사 중 8개 회사가 이미 소멸시효가 지난 보험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자살보험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생명보험사는 ING와 메트라이프, 동부, 신한, PCA, 흥국, DGB, 하나생명이 있다. 반면 지급을 거절한 생보사에는 삼성, 교보, 한화, 알리안츠, KDB, 현대라이프가 있다.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14개 보험사의 미지급 자살보험금 규모는 2629억원(보험금 1913억원, 지연이자 716억원)으로 미지급 금액 중 소멸시효가 완성된 금액은 2244억원이다.
소멸시효가 완성된 2244억원 중 지급된 보험금은 747억원(33%)으로 아직 1497억원(67%)은 지급되지 않았다.
김선동 의원은 "본 특별법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금융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민생법안으로 새누리당 당론법안 추진을 통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