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이정현 지도부. (사진 새누리당)
◈ 이정현 지도부, 비박-與대선주자 사퇴압박…초·재선 입단속 '논란'
새누리당 친박 강경파 '이정현 지도부' 체제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비박계의 사퇴압박에도 버티기를 하고 있지만 여권 차기 대선주자와 야당까지 가세해 전방위적인 사퇴압박을 받고 있다. 급기야 사퇴압박에 동참한 초·재선 의원들의 입단속과 의원총회 개최를 방해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여 당내 또 다른 분란을 자초하고 있다.
새누리당 비박계 3선 이상 의원들은 1일 '최순실 게이트' 파문과 관련해 친박 강경파의 초·재선 의원에 대한 입단속, 의원총회 개최를 방해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됐다며 강력 반발했다.
주호영, 김학용, 나경원, 김용태, 심재철, 김세연, 이학재 의원 등 3선 이상 의원 20여명은 이날 오후 2시부터 90분 가량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을 가졌다.
황영철 의원은 회동 직후 공식 브리핑을 통해 "초·재선 의원들에게 자유로운 정치적 입장(표명)을 방해하려는 움직임들이 확인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전달하려 한다"고 말했다.
어떤 방식의 움직임이냐는 질문에 그는 "개별적으로 왜 거기에 나갔느냐, 왜 동의했느냐라는 형태의 질문 등을 통해 입장을 번복하게 하려고 하는 회유, 정치적으로 부담을 느끼게 만드는 방법 등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세력이냐는 질문에는 "이야기하지 않아도 여러분이 알 것"이라며 친박 강경파 의원들임을 시사했다.
특히 황 의원은 "항간에 의총을 연기하려고 하는 움직임, 의총이 개최되더라도 의총에 참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우리의 노력들을 방해하려는 입장이 나오고 있다"며 "반드시 내일 의총이 열려야한다고 강력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오로지 도도한 민심의 흐름을 반영시키기 위한 처절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이 자리에 모인 3선 이상 의원들은 다시 한 번, 한명의 이탈도 없이 현 지도부 사퇴를 강력하게 촉구하기로 입장을 확인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도부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사퇴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끝까지 사퇴하지 않을 경우에는 아주 심각한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황 의원은 지도부 사퇴 이후 비대위원장은 누구로 물색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우리는 비대위 체제에서 누구를 비대위원장으로 세우거나 그러한 논의를 한 적이 없다"며 "이러한 것은 결국 우리의 진정성이 있는 노력을 훼손하려는 정치공작"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여권 차기 대선주자인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5명도 이날 회동을 갖고 '최순실 게이트' 파문에 따른 책임을 위해 이정현 지도부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국회에서 약 1시간 15분간 회동한 뒤 공동발표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새누리당은 재창당의 길로 가야 한다"면서 "그 길을 향한 첫걸음은 현 지도부의 사퇴"라고 강조했다;
또 "사태가 이렇게 이르기까지 우리 모두 엄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고개 숙여 사과 한다"면서 "앞으로 더 자주 만나서 국가적 위기 상황의 극복을 위해 의견 수렴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모임에는 또 다른 대선주자 유승민 의원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나타나지 않았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조계사 자승스님을 예방하고 있다.(사진 문재인 전 대표측)
◈ 문재인 "朴 대통령-與 '공동책임'…국회추천 총리 거국내각이어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일 자신이 제안한 거국중립내각이 사실상 탄핵이나 하야라는 새누리당의 비판에 대해 "지금 상황을 가장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이 상황의 엄중함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여전히 아주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조계사에서 자승스님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은 대통령의 하야와 퇴진을 요구하고 있지 않느냐. 갈수록 그 민심이 도도해지고 있다"며 "우리 야권에서는 그런 상황만큼은 피하고,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성숙된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충정에서 내놓은 것이 거국중립내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총리 정도는 적어도 국회에서 추천받는 정도로 가야 거국중립내각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리며 "새누리당이 총리 후보를 추천하고 새누리당이 주도해서 만드는 내각이 무슨 거국중립내각이겠는가"라고 일갈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공동책임이 있는 주체인 만큼, 보다 자숙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좀 더 기울이는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새누리당의 비난했다.
구체적 거국중립내각 조건을 묻자 "야당 추천이 아니라 국회 추천"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선 거국중립내각이 되려면 적어도 대통령이 총리에게 국정의 전반을 위임하겠다는 선언을 하고 그 다음에 그 총리의 추천을 국회에 요청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국회가 국민의 민의를 대변, 총리감을 서로 논의해 추천하는 것을 대통령께서 그대로 받아들이시고, 임명된 총리가 제청권을 행사해 장관들을 추천해 임명하는 방식으로 구성하는 것이 진정한 거국중립내각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누리당이 여당으로서 주도하는 형태로 하는 것에 거국중립내각이라고 이름 붙인다면 다시 한 번 국민을 속이는 수단밖에 되지 않는 것"이라고 재차 새누리당의 자숙을 압박했다.
특히 이날 종교계 원로들과의 릴레이 만남을 가진 행보에 대해 "지금 우리나라 상황이 역대 겪어보지 못했던 아주 엄중한 위기상황이고, 당장 국민은 대통령의 하야 또는 퇴진을 요구하고 있지 않느냐"며 "그럴 경우에 많은 국정의 혼란이나 공백도 생기게 되기 때문에 국민은 한편으로 불안하다. 이런 국민의 마음을 잘 어루만지면서 정치권에서 해법을 찾아내야 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