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의원은 개정법률안 발의 배경을 통해 “두 국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부실기업에 수십조원 혈세를 투입하고도 구조조정에 실패한 건 청와대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낙하산 인사를 방치한 폐해에서 비롯했다”고 지적했다.
두 곳 모두 금융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한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이를 운영할 책임을 가진 임원들은 정부 입김에서 벗어나기 힘든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들 은행 임원은 별도 절차 없이 정부가 임면해 '모피아출신' '친정부인사'로 채워져 왔을 뿐아니라 임원 상당수가 권력형 비리에 연루돼 임기도 제대로 마치지도 못한 실정이라고 제 의원은 비판했다.
그는 특히 “지난달 31일 산은과 수은이 '낙하산 차단·구조조정 강화·지배구조 개선'을 담은 자구안을 마련했으나 이를 보장할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제윤경 의원에 따르면 현행법상 산은 임원은 금융위원회가 임면한다. 수은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면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힘이 크게 미친다는 것.
그는 “이로 인해 기관운영의 독립성이 침해되고 관치금융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문성과 관련 경력이 없는 인물을 임원에 임명함으로써 선임의 공정성 시비가 제기되고 내부 감시와 통제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것이 그의 해석이다.
제윤경 의원이 발의한 이번 개정안은 '이사회 내 위원회로서 임원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를 설치토록 해 이사회의 권한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임원과 사외이사의 자격요건을 규정하는 등 관련 규정을 개선·보완함으로써 산은과 수은의 독립성을 높여 임원 임면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토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임원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와 이사회가 선임한 위원, 근로자대표가 추천한 위원, 국회가 추천한 위원으로 구성토록 했다. 대통령과 정부가 전권을 행사하는 현 시스템을 개선해 국회의 통제와 직원의 참여를 보장한다는 것이 취지다.
회장과 사외이사 임명 때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과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했다. 선출직 정치인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은 퇴직 후 국책은행 임원후보 자격을 3년간 갖지 못하도록 했다. 정부 보은성 인사의 원천 차단을 겨냥했다.
제윤경 의원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책은행은 독립적인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회장을 비롯한 임원을 추천하게 된다”며 “이를 통해 임명된 임원은 책임 있고 공정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책은행법 일부 개정안은 김상희, 김정우, 김종대, 김해영, 김현미, 박용진, 박재호, 윤관석, 이해찬, 전혜숙 등 11명의 의원이 공동으로 발의에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