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박계 핵심임 김무성 전 대표가 7일 박근혜 대통령 탈당과 이정현 지도부 사퇴를 촉구했다. 나아가 정진석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고 강석호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 사퇴를 하면서 사실상 '이정현 지도부' 해체 수순이라는 분석이다.(사진 새누리당)
김무성, 대통령 탈당-이정현 지도부 사퇴 촉구
강석호, 최고위원직 사퇴…정진석도 "대통령 2선 후퇴, 중론"
새누리당 '이정현 지도부'의 해체가 가시화 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두 번째 대국민 담화문에도 비판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지난 5일 박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열리자, 당내에서 대통령의 탈당과 이정현 지도부 사퇴 압박을 거듭 받고 있다.
이정현 대표는 '위기 극복'을 내세우며 버티기에 들어갔지만 지도부 투톱인 정진석 원내대표가 7일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고 "거국중립내각은 숙명"이라고 말해 사실상 '이정현 지도부'가 해체수순으로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특히 비박계 핵심인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의 탈당과 이정현 지도부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을 겨냥, "헌법 수호자인 대통령이 헌법을 훼손하며 국정을 운영했다"면서 "대통령은 당의 제1호 당원으로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을 살려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갖고 당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일이 생기면 즉각 상의하고 의견을 물어야 하는데 당 대표가 회의도 없애고, 의원총회도 미뤘다"면서 "당을 위한 충정을 갖고 얘기하는데 당권 싸움으로 몰고 가는 사람들과 더 이상 대화할 의욕이 없다"고 이 대표를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국민과 여야가 정치적으로 합의해 거국중립내각으로 국정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 가장 좋은 대안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며 "대통령이 이를 즉각 수용하고 총리 추천권을 국회로 넘겨야 한다. 이를 위해 야당이 전면 거부하는 김병준 총리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 전 대표의 박 대통령 탈당 및 이정현 지도부 사퇴 촉구를 기점으로 당내 비박계 의원들의 집단행동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무성계로 분류되는 강석호 최고위원이 지도부 중 유일하게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강 최고위원은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 인적 쇄신문제는 당에서 건의대로 됐고, 우리 당 지도부는 소임을 다 했다"면서 "새로운 인물로 당명, 당 로고까지 바꾸는 혁신적 작업이 없다면 대선에서 돌아선 민심을 다시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비박계 3선 이상의 중진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별도의 회동을 통해 이 대표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황영철 의원은 브리핑에서 "우리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에는 당 지도부를 더이상 인정할 수 없다"면서 "당 지도부를 인정하지 않는 흐름 속에서 특단의 대처를 강구할 각오를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비박계의 거듭되는 사퇴 압박에도 이 대표는 버티기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려움에 처한 대통령을 도울 수 있도록 저에게 조금만 위기관리의 시간적 여유를 허락해 달라"면서 "똘똘 뭉쳐서 일단 위기를 극복하고 나면 절대 머지않아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그러면서 이날 오찬 간담회를 통해 이 대표와의 동반사퇴를 거론해 사실상 이정현 지도부 해체수순을 시사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찬 간담회에서 "거국중립내각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수순을 밟고 있다면 당적 정리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의 2선 후퇴는 피할 수 없다는 게 다수의 견해"라고 비박계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특히 정 원내대표는 "어젯밤에도 (이 대표와) 둘이 한참 통화했다"면서 "나흘 전에도 문을 잠그고 얘기했다. 그때도 동반사퇴를 거론했지만 이 대표는 대통령이 어려운 상황에서 매정하게 끊고 가기가 매우 어렵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4 ·19혁명 직후 자유당이나 10 ·26 직후의 공화당이 되지 않으려면 비상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여당이 이 국면 이후 과연 지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