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자가 구매자에게 상품을 외상으로 매출을 하게 되면 매출채권이 발생하게 된다. 구매자와 매도자는 사전에 정한 기간 후에 매출채권에 대해서 현금으로 상환하는 약정을 하게 된다.
매도자가 만약 운영자금이 부족한 경우 금융기관 등에 단기자금 차입을 하고 추후 매출채권으로 회수한 금액으로 금융기관 차입금을 상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는 거래의 편의를 위해 매출대출을 금융기관에 할인하여 매각하여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런 거래를 팩토링 거래라고 알고 있다.
매출채권을 보유한 매도자 입장에서 자금조달 목적으로 팩토링 거래를 하는 것은 익숙한 내용이다. 회계상으로는 팩토링 거래에서 상환청구권 여부에 따라 진성매각인지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환청구권 있으면 매출채권이 약정일에 지급되지 않게 되면 매출채권을 매입한 금융기관은 매도자에게 미지급 금액에 대한 상환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매출채권의 위험과 효익이 매도자에서 금융기관으로 이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K-IFRS에서는 진성매각으로 보지 않고 매도자 입장에서 차입거래로 회계처리 할 것이다.
반대로 구매자 입장에서 단기자금 등이 부족한 경우에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구매자 입장에서는 상품 등의 매입으로 인해 매입채무가 발생할 것이고 일정기일 경과 후에 해당금액을 상환해야 될 것이다.
팩토링거래를 응용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거래가 발생하게 된다. 매입자는 먼저 매입채무 지급의 연장을 위하여 지급기일을 연장하고 일정이자를 지급하는 것으로 채권/채무의 조건을 변경하고, 이후 변경된 조건의 매출채권 보유자(매도자)는 이를 금융기관에 팩토링하여 최초 구매자에게 지급받기로 한 금액을 해당일에 금융기관으로 부터 회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해당 매출채권의 팩토링 할인율은 매입자와 지급기한 연장에 따른 이자율과 동일하게 할 것이다. 이런 경우 매도자는 형식적으로 매출채권 팩토링 거래를 한 것인데, 이는 구매자의 지급기일 연장 목적이어서 리버스 팩토링이라 불리어 진다.
리버스 팩토링 거래가 이루어지게 되면 구매자 입장에서 매입채무를 지급기일 연장기일까지 그대로 회계처리 하여야 하는지, 실질적으로 금융기관으로 차입을 하여 판매자에게 대금을 지급한 것이나 차이가 없으므로 단기차입금으로 회계처리 하여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금융부채 제거 규정
금융부채의 제거에 관한 K-IFRS 규정은 일반적으로 금융자산의 제거보다 훨씬 더 단순하고 덜 주관적이다. 그러나 금융부채의 제거에 관한 규정은 주로 거래의 경제적 실질에 초점을 두고 있는 자산의 제거에 관한 규정과는 매우 상이하다.
금융상품을 금융부채로 인식할 때의 K-IFRS 1032호의 규정과 마찬가지로, 금융부채의 제거에 관한 규정은 경제적 실질보다는 법적 의무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 보여진다.
기업이 제3자에게 부채를 부담하는지 여부에 대한 경제적 실질은 궁극적으로 기업과 제3자 사이의 법적권리와 의무관계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리버스 팩토링의 적절한 회계처리를 하기 위해서는 K-IFRS 1039호에 따라 1) 금융부채의 소멸, 2) 최초 대여자에 의한 채무상품의 교환인지 또는 금융부채 조건이 실질적으로 변경되었는지를 검토하여야 한다.
1) 금융부채의 소멸
K-IFRS에서는 금융부채(또는 금융부채의 일부)가 소멸한 경우(즉, 계약상 의무가 이행, 취소 또는 만료된 경우)에만 재무상태표에서 제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K-IFRS 1039호 문단 39] 금융부채는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소멸한다. [K-IFRS 1039호 AG57]
- 채무자가 일반적으로 현금, 그 밖의 금융자산, 재화 또는 용역을 채권자에게 제공하여 부채의 전무나 일부를 이행한 경우
- 채무자가 채권자에게서 법적 절차에 따라 부채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1차적 의무를 법적으로 유효하게 면제 받은 경우
리버스 팩토링의 경우 상품 구매자는 매입채무에 대해서 현금등 그밖의 금융자산으로 지급하지 않었고, 매입채무의 법적 지급의무는 면제 받은 것이 없기 때문에 금융부채의 소멸로는 회계처리 할수 없을 것이다.
2) 최초 대여자에 의한 채무상품의 교환 또는 조건의 변경
기업은 일반적으로 재무적으로 어려운 상태에 있는 경우에는 주요 채권에 대해서 채무의 조건변경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원금의 상환기일을 연장하는 대신에 일시적으로 이자율을 높인다든지 또는 계약기간의 종료시점에 이자를 일시에 지급하도록 이자의 지급조건을 변경하는 등의 경우가 있다. 이러한 채무의 조건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하여 여러가지로 변경 된다.
- 최초의 부채를 명목상 상환하고, 그 후 즉시 명목상의 상환액 전부 또는 일부를 다시 차입(채무상품의 교환)
- 최초의 조건을 법적으로 변경(조건변경)
이런 거래에서 발생하는 회계상 이슈는 회계처리해야 할 항목이 사실상 존재하는지 여부이다. 예를들어 기업이 변동이자율 조건인 1억원의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은행과 10%의 고정이자율로 조건 변경하도록 합의한 경우에 두가지 사이에서 고민하게 될 것이다.
- 기업은 은행으로부터 계속해서 1억을 차입하고 있으므로 기존과 동일하다
- 이자조건의 변경은 차입금 전체의 순현재가치를 변경시킬수 있고 이자율이 고정에서 변동으로 성격이 다르므로 새로운 채무상품으로 교환이 이루어졌다.
K-IFRS 1039호에 따르면 기존 차입자와 대여자가 실질적으로 다른 조건으로 채무상품을 교환한 경우, 최초의 금융부채를 제거하고 새로운 금융부채를 인식한다.
유사하게 기존 금융부채(또는 금융부채의 일부)의 조건이 실질적으로 변경된 경우(채무자의 재무적 어려움으로 인한 경우와 그렇지 아니한 경우를 포함)에도 최초의 금융부채를 제거하고 새로운 금융부채를 인식한다.[K-IFRS 1039 문단 40]
K-IFRS에서는 새로운 조건에 따른 현금흐름의 현재가치와 최초 금융부채의 잔여현금흐름의 현재가치의 차이가 적어도 10%이상이라면, 계약조건이 실질적으로 달라진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때 새로운 조건에 따른 현금흐름에는 지급한 수수료에서 수취한 수수료를 차감한 수수료 순액이 포함되며, 현금흐름을 할인할 때는 최초의 유효이자율을 사용한다. [K-IFRS 1039 AG62]
그러나 새로운 조건에 따른 현금흐름의 현재가치와 최초 금융부채의 잔여현금흐름의 현재가치가 10%이상 차이가 나지 않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채무상품교환이나 조건변경의 회계처리를 금지하고 있지 않다. 다음과 같은 상황은 최초의 금융상품의 제거가 요구되는 예이다.
기업은 이자율 5%의 달러화 채무상품을 발행하고 있으며 현재 공정가치는 1억이다. 기업은 조건 변경 전후의 공정가치는 동일하지만 이자율 15%인 브라질 헤알화 채무상품으로 그 조건을 재조정하였다.
조건 변경 후의 금융상품의 공정가치가 최초의 채무상품과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공정가치가 상향 및 하향 변동할 가능성이 크게 변경되었다.
외환위험에 노출된 정도의 변화는 당해 금융상품의 미래 경제적 위험에 노출된 정도에 대한 근본적인 조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실질적인 조건변경을 나타내고 있다.
구매자의 리버스 팩토링 회계처리
리버스 팩토링의 경우 매도자와 구매자의 지급기일 연장에 따른 조건변경은 금융부채 제거 조건인 10%룰에 해당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매입채무 기한 연장의 이자는 구매자의 신용도가 반영된 것으로 매입채무의 현재가치 변동을 계산하기 위한 할인율과 거의 유사할 것이기 때문에 조건을 변경해도 현재가치 변동은 전후에 차이가 존재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형식적으로도 매입채무는 소멸하지 않았고, 구매자는 매도자에게 연장된 기일에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면 해당금액을 매도자는 은행에게 전달하면 된다. 이런 관점에서는 매입채무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구매자가 금융기관으로 자금을 차입하여 매입채무를 상환한 경우랑 그 실질이 동일한데 형식의 차이로 회계처리가 다르게 된다는 것은 기초적인 회계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리버스 팩토링 거래를 통해 1)일반적으로 상사채권은 이자가 없는데 조건변경으로 이자가 부가되므로 다른 금융기관 차입금과 유사해 진다는 것, 2) 매입채무의 명목상 법적 관계자는 상품 매도자이지만 실질적인 대주는 금융기관이라는 것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 두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조건변경이 실질적인 매입채무의 성격의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판단해야 될 것이다. 실질적인 조건변경으로 본다면 구매자는 매입채무를 소멸시키고 금융기관 단기차입금으로 새롭게 인식해야 될 것이다.
정재원 공인회계사
EY한영회계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