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통령 탈당-2선 후퇴' 거듭 압박…친박 "발언 조심하라"
새누리당의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비박계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탈당과 이정현 지도부의 사퇴 요구에 대한 대응을 자제했던 친박계가 10일 공세모드로 전환하면서 비박-친박 간 계파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친박계는 박 대통령이 지난 8일 국회를 찾아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국무총리를 추천해 줄 것을 요청까지 한 상황에서도 비박계가 대통령 탈당과 이정현 지도부 사퇴, 나아가 당 해체 목소리까지 내자 공세 전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친박 주류 측은 '이정현 지도부'가 현 사태를 수습한 뒤 거취를 결정해야한다는 입장이지만, 비박계는 지도부가 사퇴를 해야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이며, 수습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강성 친박계인 조원진 최고위원은 비박계 핵심인 김무성 전 대표를 겨냥했다.
앞서 김 전 대표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 탈당을 촉구하고 전날(9일)에는 박 대통령의 국회 추천 총리 제안을 비판한 바 있다.
조 최고위원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전 대표가 대통령의 탈당, 출당 조치까지 가능하다고 한 발언은 국민은 물론 당원의 동의도 얻기가 어렵다"면서 "발언을 조심해 달라"고 비판했다.
이어 "비주류의 여러 행동이 이해는 가지만 지금은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면서 "구국, 구당의 중진협의체 구성을 통해서 서로를 이해하고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당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당을 가르고, 또 당을 더욱 어렵게 하는 발언들은 당을 이롭게 하는 게 아니라 당을 더욱 어렵게 한다"라면서 "당의 많은 지도자가 마음속에 새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창수 최고위원도 "새누리당은 집권여당이기 때문에 이럴 때일수록 의견을 함께 모으고 외교, 안보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면서 "당내 정쟁은 중단돼야 한다"고 비박계를 겨냥했다.
한편, 친박계는 재선 중심으로 이날 여의도 모처에서 비공개 모임을 갖고 비박계 공세에 대한 대응을 논의했다.
하지만 비박계는 거듭 박 대통령의 탈당과 2선 후퇴,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압박했다.
특히 김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격차해소와 국민통합의 경제교실-트럼프 당선이 한국경제와 안보에 미치는 영향' 세미나에서 박 대통령의 2선 후퇴와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위한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김 전 대표는 "현 상황에서 하루속히 국가 리더십을 복원하고 국정공백과 혼란을 수습하는 게 급선무"라며 "대통령의 대국적 결단이 우선돼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대통령은 국민 다수가 요구하는 거국중립내각이 빠른 시일 내 구성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본질적인 해결방안을 도외시하고 대중적인 요법을 했다가는 '퍼펙트 스톰'(심각한 세계 경제 위기)으로 다가오는 경제안보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정을 바로세우고 국정공백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모든 결단을 내려주길 촉구한다"며 "12일 서울 심장부에서 시국집회가 열리는데 국민의 분노의 표출을 이렇게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오는 13일 비상시국회의를 통해 지도부 사퇴 압박 강도를 높일 태세다.
비박계 중진 의원 모임과 초ㆍ재선 중심의 '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의원 모임' 소속 29명은 전날(9일) 오는 13일 원내ㆍ외 당협위원장과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이 참여하는 '비상시국회의'를 열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