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최순실 의혹' 특검 법안을 통과 시킨 뒤 서로 악수하고 있는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오른쪽)과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
"대법관급 혹은 권위·장악력 갖춘 인물"…3당 대표 회동 '공동대응' 재확인
김지형·이홍훈·박시환·차동민·이광범·임수빈·채동욱 등 하마평 '무성'
蔡, 박지원 거론에 "맡겨주시면"…우상호 "채동욱 추천 생각 없다"
야권은 17일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특검 후보 인선에 착수했다.
검찰 수사가 대통령의 조사거부로 교착상태에 빠져드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특검을 띄워 국면을 반전시키겠다는 게 야권의 구상이다. 특검으로 '실체적 진실'이 보다 정확히 드러나면 박근혜 대통령 퇴진에 확실한 힘이 실릴 것이란 인식이다.
특검을 누가 맡느냐에 따라 게이트 진상규명의 '명운'이 갈릴 것으로 보고 능력과 진정성을 두루 갖춘 후보가 필요하다는 게 야권의 생각이다.
이번 특검은 특별검사 1명과 특별검사보 4명, 파견검사 20명, 수사관 40명 등 105명에 달하는 '슈퍼급'이란 점에서 이를 효율적으로 끌고 갈 리더십이 필요하다.
야권의 한 핵심인사는 "전직 대법관급이거나, 권위와 장악력을 갖춘 사람 가운데서 물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 전 총장은 2013년 국정원의 대선·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지휘하던 중 혼외자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퇴한 바 있어 현 정부와 악연이 깊은 인사로 꼽힌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토해볼 만하다. 조심스럽게 타진해보겠다"고 했고, 당사자 역시 이날 CBS라디오에서 "추천을 받으면 어떻게 하겠나"라는 질문에 "국민이 맡겨주신다면 책임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의사를 내비쳤다.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장을 맡았던 김지형 전 대법관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장을 맡았던 김지형 전 대법관도 후보로 꼽힌다. 국민의당과 민주당 모두에서 김 전 대법관을 후보로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성향 인사로 알려진 이홍훈 전 대법관과 진보성향 법관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 박시환 전 대법관도 후보군이다.
이들 세 전직 대법관은 과거 김영란 전 대법관, 전수안 전 대법관과 함께 진보적인 의견을 많이 내면서 '독수리 5형제'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다.
이광범·임수빈 변호사 등의 이름도 거론된다.
판사 출신 이 변호사는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로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사건 특검을 맡았었다. 검사 출신인 임 변호사는 2008년 광우병 파동 때 PD수첩 제작진 기소 여부를 두고 검찰 수뇌부와 마찰을 빚고 사직했다.
법조계에서도 야권에 다양한 인사들을 추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동민 전 서울고검장과 박영관 전 제주지검장,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등의 이름도 나온다. 특히 차 전 고검장의 경우 재직 당시 검찰 내 신망이 두터웠던데다 특수·공안 분야를 두루 섭렵한 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이광범 변호사
검찰 안팎에서는 문영호 전 수사기획관과 길태기 전 법무차관, 소병철 전 대구고검장, 유재만 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도 거론된다.
국정원 정치·대선 개입 의혹 수사과정에서 항명 논란을 빚은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와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등을 추천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이들은 '판검사 경험이 있는 15년 이상 경력 법조인'이라는 자격을 충족하지 못한다.
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에 피의자 신분으로 철저히 수사하는 게 중요하며, 국정조사와 특검 등 원칙적으로 중요한 부분에 대한 입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야 3당은 원내대표 간 협의를 통해 조속히 특검 후보를 추천할 방침이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특검법 통과 직후 당내 법제사법위원 및 율사 출신 의원들을 소집해 특검 추천에 대해 논의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당내 의견수렴을 거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