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코스닥시장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엄경식 UC버클리대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현재 코스피 시장에 철저히 외면되어 수급 요인 악화 등 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이 상실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코스닥시장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코스닥 고유의 시장 정체성에 맞는 투자자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제도화하는 노력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와 함께 수급 악화 문제 해결을 위해 투자정보를 확대 제공하고 코스피에 비해 투자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불신되고 있는 신뢰성 개선의 움직임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엄경식 UC버클리대 교수는 22일 오후 한국거래소와 자본시장연구원인 공동 주최한 '코스닥시장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이 같은 주장들을 내놓았다.
엄 교수는 "코스닥시장은 1996년 벤처기업 및 중소기업 자금 조달 지원을 목적으로 개장해 20주년의 소위 '성년기'를 맞았다"며 "그간 수많은 대내외 환경변화에도 견고한 성장을 실현하며 시가총액 20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올해 미국 선거 등으로 인해 글로벌 증시환경 불확실성 증대,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로 인한 코스닥시장의 수급요인 악화, 시장에 대한 신뢰 문제 등이 겹치면서 코스닥지수가 650p이하로 하락했다"며 "이러한 침체 현상이 지속될 경우 자칫 2014년 이후 진행되어온 성장 모멘텀이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엄 교수는 앞서 언급한 문제 해결을 위해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문제시 되고 있는 수급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2016년 하반기 연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의 대형주 매수, 중소형주 매도로 인해 코스닥시장의 수급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중소형주(스몰캡)에 대한 적극적 관심과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소형주(스몰캡)에 대한 '리서치 보고서' 부재 등 투자정보 부족도 코스닥 시장의 수요 부진을 심화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또 엄 교수는 현재 코스닥시장은 일부 부실종목 문제가 시장 본연의 문제로 확대 해석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2012년 기준으로 규제당국에 적발된 불공정 사례 중 실제 기소비율은 5%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 엄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코스닥시장 신뢰도 제고를 위해 "코스닥시장은 IT·BT·CT 중심의 성장형 기술주시장이며 그 특성 상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당연히 변동성이 높을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는 공감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엄 교수는 대형 우량 기술주들의 코스닥 시장 상장 촉진 방안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현재 상장을 준비하는 우량 기술주 회사들이 코스피와 코스닥 등 행선지를 놓고 고민하다 상대적으로 시장이 안정적인 코스피를 선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코스닥의 성장과 안정을 위해서는 특히 대형우량 기업이 코스닥에 자리 잡는 게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엄 교수에 따르면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넷마블 등이 코스닥시장이 아닌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결정했다.
그는 "바이오·게임 등 코스닥시장 주력 업종의 기업이 코스닥시장 상장을 주저하는 것은 시장정체성 및 활성화 측면에서 큰 저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코스닥 시장이 성장형 기술주 시장으로 확고한 위상을 다지기 위해서는 시장정책 차별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일각에서는 코스닥이 코스피와 차별되지 않을 경우 '2부 시장' 인식에 따른 경쟁력 둔화가 불가피 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엄 교수는 "코스닥시장에 코넥스시장, M&A중개망 및 KSM 시장 등이 새로이 출범했는데 이들 시장의 상장사다리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코스닥 고유의 모험자본 인프라가 성공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코스닥 시장에 가지고 있는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제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