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4시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된 '코스닥시장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각계 전문가들이 코스닥시장 발전 방향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했다.
코스닥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벤치마크지수 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대주주 과세요건 등에 대한 규제완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거래소와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 22일 공동 주최한 '코스닥 시장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최영권 공무원연금공단 자금운용단장은 "연기금이 코스닥에 투자하지 말라고 하지 않는다"며 "우선 이 부분은 연기금의 자산분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투자성과를 좌우하는 것은 개별종목 선택보다는 자산배분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직접투자와 외부운용사에 맡기는 방법이 있다. 현재 연기금은 인력이 많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코스피를 벤치마크하고 있다"며 "코스피와 코스닥을 아우르는 지수가 개발이 된다면 코스닥에 대한 투자가 좀 더 늘 것 같다"고 강조했다.
코스닥시장의 대주주 요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윤성준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 대표이사는 "대주주요건 강화로 자금이 확보된 개인투자자들이 성장형 벤처기업 주식 가격이 생각이상으로 하락해도 더 사고 싶어도 못사는 경우가 있다"면서 "성장형 기업에 대해서는 일정기간을 보유하면 예외의 규정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또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의 대표들을 만나면 상장을 심사하는 팀이 어느 팀인지에 따라 복불복이란 얘기도 나온다"며 "그만큼 심사의 편차가 심하다는 것으로 상장기업 수만 늘리려고 하기 보다는 건전한 회사가 많이 들어 올 수 있도록 편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타 의견으로 정책 목적을 담보한 연기금의 투자 확대, 시장 구조 개혁, 공매도 타겟 기업들의 사정 고려 등의 의견들도 나왔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스닥에 투자하는 일반투자자들이 복권하고 유사한 한탕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많다. 내년 대선에서는 테마주가 많을 텐데, 가격이 확 올랐다가 한 순간 떨어지는 버블이 예상된다"며 "문제는 코스닥시장에 이런 버블에 편승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면 연기금 등의 기관투자자들이 들어오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서종남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연기금의 투자금에는 다수의 일반 국민들의 돈이 들어가 있다"며 "코스닥 시장의 초기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가 경제전반의 고용과 성장으로 이어진다면 연기금에서도 정책 목적 달성을 위해 투자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입장에서도 자연스럽게 코스닥에 투자자들이 몰릴 수 있도록 신뢰성 있는 공시 등의 정보제공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 부분에서 거래소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돕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성준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 대표이사는 "공매도 자체가 문제라고 보지는 않지만 성장형 벤처기업에 공매도의 타겟이 집중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다"며 "공매도는 기관들이 하는데 개인투자자들이 봤을 때는 다른 소식이 있다는 우려가 있어 개인들도 이에 편승해 함께 투매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상장 예정기업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코스닥시장이 어느 순간에는 '잘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가 어느 순간에는 '아직 멀었구나'라는 생각이 교차할 때가 있다.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만큼 현재 코스닥시장이 어느 수준에 왔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토론회에서 나온 대안을 가지고 정책으로 입안해서 시장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코스닥시장에 대한 애정 어린 칭찬과 지적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이 사회로 진행됐으며 엄경식 UC버클리대 엄경식 교수가 주제발표를 맡았다.
패널로는 정영채 NH투자증권 부사장, 최영권 공무원연금공단 자금운용단장, 배진환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윤성준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 대표이사, 김우진 서울대 경영학부 교수, 최경선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 서종남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 등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