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KB국민은행은 블록체인을 비대면 실명확인 때 증빙자료를 블록체인에 보관해 위조 변조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골드바 구매 시 모바일 보증서를 발급하고 블록체인 내 정보와 대조해 그 진위를 확인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사무처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핀테크산업협회, 금융연구원, 핀테크지원센터, 금융보안원, 신용정보원, 전문가그룹의 관계자들이 참여한 '블록체인 협의회'를 출범하고 1차 회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협의회는 급부상하는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방안과 관련한 기술적·제도적 이슈 논의를 취지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를 계기로 은행과 금융투자 분야에서는 주요 금융사가 대부분이 참여하는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연내 본격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이란?= 네트워크 참여자가 정보를 암호화해 저장‧공유함으로써 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토록한 분산형 장부 (distributed ledger)라고 일컬어진다.
생성 순서대로 블록 (정보저장 단위)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유효성을 검증함으로써 정보의 위‧변조를 방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내 정보를 조작하려면 참가자 과반수를 해킹해 그 이후의 모든 블록을 위‧변조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대비 실익이 낮다”고 설명한다. 사실상 위변조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블록체인은 참여제한 여부에 따라 개방형과 폐쇄형으로 구분한다. 개방형은 다수‧익명의 사용자가 참여해 고도의 암호화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비트코인 거래시스템이다.
폐쇄형의 경우 식별 가능한 사용자만 참여해 서비스 연구‧검증에 적합하다. 소수 참여자의 합의로 운영되는 컨소시엄 (예: R3CEV)과 하나의 중앙기관이 운영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예: 미국 나스닥 비상장주식거래 플랫폼)으로 구분된다.
◆왜 하필 컨소시엄을?= 블록체인은 금융 등 다양한 거래에 적용될 수 있어 거래비용절감, 보안강화의 장점이 기대된다. 그러나 여전히 진화하는 기술이라 기술적·제도적으로 풀어야할 과제도 많은 상황이라고 분석된다.
금융업계에서는 그동안 블록체인 활용 방안에 나섰으나 개별 금융회사 중심이거나 몇몇 기관만 참여에 머문 실정이다.
가령 은행권에서는 R3CEV 컨소시엄에 가입한 5개 은행 (국민‧신한‧하나‧기업‧우리) 중심으로 자금이체, 고객확인에 활용할 방안을 연구 중이다. 금투업권에서는 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중심으로 활용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기술임을 감안할 때 다수의 기관이 참여해 공동연구를 추진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개별 또는 소수 기관 중심의 연구와 투자는 상호호환성 저하, 중복투자 같은 한계가 따른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금융권의 자원과 역량을 결집한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해 효율적으로 공동연구, 파일럿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개 공동 컨소시엄 구성 추진=금융권 공동 블록체인 컨소시엄은 내달까지 구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컨소시엄은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권 2개가 추진된다.
은행권의 경우 16개 주요 은행 (은행연합회 20개 회원 중 신보‧기보‧수출입은행‧주택금융공사 4개 제외) 참여할 전망이다. 의사결정기구로 운영위원회가 설치되고 협력기관 (금융보안원‧금융결제원)이 자문‧기술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은행권 컨소시엄은 '고객인증 관련 정보를 블록체인에 저장해 전자금융거래 시 활용, 전자문서 및 검증정보를 블록체인에 등록해 위변조 여부 검증'이 연구과제로 예시됐다.
금융투자업권 블록체인 컨소시엄은 20여개 증권사가 컨소시엄에 참여할 전망이다. 지난 4월 코어그룹으로 우선 참여한 NH, 미래에셋대우, 신한, 대신, 유안타, 키움에 이어 기술검증과 기술파트너 선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컨소시엄은 인증‧정보공유, 금융투자상품 청산결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간편인증·생체인증 등 공동의 인증시스템 개발, 의심거래 정보 공유, 금융투자상품의 청산결제 업무 자동화가 꼽힌다.
◆글로벌 블록체인 컨소시엄 현황은?= R3CEV가 대표적이다. 2015년 9월 결성됐다. BOA, 씨티, 골드만삭스 등 50여개 금융회사가 회원사로 참여 중. 미국 핀테크 기업 R3와 제휴를 통해 블록체인 표준 플랫폼 공동개발을 모색하고 있다.
R3CEV는 금융거래에 특화된 플랫폼으로 불필요한 데이터 공유를 막고 개별 금융회사 간에만 금융거래 데이터 공유가 가능하도록 하는 Corda시스템을 개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