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지주 자회사들의 잇따른 중간배당 결정으로 한국투자증권이 기존 대형사들이 경쟁하고 있는 초대형 투자금융회사(IB) 행렬에 동참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 22일 한국금융지주의 100%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은 주당 2만7400원, 총 9621억원의 중간배당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자회사 저축은행과 파트너스도 각각 1400억원, 450억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신한금융투자의 손미지 애널리스트는 "한국금융지주는 총 1조 1471억원 규모의 중간배당 수취로 별도 자기자본이 2조 9000억원에서 4조 10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며 "자기자본 대비 자회사출자액을 뜻하는 이중레버리지 비율이 119%에서 86%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권고되는 금융지주회사의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130% 이내로 기존 한국금융지주의 자기자본으로는 추가 출자 여력이 약 300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중간배당으로 1조 8000억원 수준까지 출자할 여력이 대폭 확대된 것이다.
손 애널리스트는 "기본적으로는 지난 2011년 자기자본 3조원 대형IB로 진입하던 방식인 지주 조달을 통한 증권 출자와 동일하며 추가 조달에 따른 연간 이자비용은 약 100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8월 금융위원회는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별로 사업을 할 수 있는 영역을 구분 짓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는 자기자본 200% 이내에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 발행, 기업 환전 업무 등을 허용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재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초대형 증권사는 기존 5개의 대형사 중 다음 달 합병 절차를 마무리 짓는 통합 미래에셋대우(6조 7000억원), NH투자증권(4조 5000억원) 등 단 두 곳뿐이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으로 내년 1월 탄생하는 KB증권의 자기자본은 3조 9500억원 규모다.
한국투자증권과 비슷한 자기자본 규모를 가지고 있는 삼성증권도 자기자본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11일 2901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각을 통해 자기자본을 3조5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으로 늘렸다.
손 애널리스트는 "한국금융지주는 이중레버리지 비율 개선으로 추가 출자 여력이 높아짐에 따라 4조원 기준을 충족시킬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로써 이미 2901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각을 통해 4조원 기준에 가까워진 삼성증권까지 기존 대형 5사가 모두 초대형 IB로 진입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