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법정시한 내(12월2일) 처리를 강조하면서도 누리과정 예산과 법인세 인상 방안을 놓고 확연한 입장차를 거듭 드러내고 있다.
새누리당은 추경 등으로 추가된 세입으로 늘어난 지방교부금을 누리과정 예산으로 확보할 것을 강조했지만 야당은 법인세와 소득세 인상을 통해 누리과정 예산 확보를 압박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2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3일 남긴 예산안 법정시한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며 야당에 조속한 예산안 처리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미 경제 분야 여기저기서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며 "지난 3분기에 경제 버팀목인 40대 가구 소득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고 소비심리가 7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고 경제 불안을 강조했다.
그는 "국정 올스톱 상황이지만 경제와 민생마저 스톱시킬 수 없다"며 "오늘로 내년도 예산안 법정시한이 3일 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 "정부도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누리과정을 포함한 내년 예산에 대해 고민해 주실 것을 촉구한다"며 "예산안이 내년 경제의 동력을 살릴 수 있는 최소한의 불씨가 되도록 법정시한 12월 2일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해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예산결산특위 여당 간사인 주광덕 의원도 "예산 법정처리 시한이 며칠 남지 않았다"며 "극도로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민생, 경제, 안보를 책임질 나라 살림살이는 탄핵 일정과 무관하게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예산에 관해서 가장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누리과정 예산, 법인세율 인상문제"라며 "누리과정 문제는 예결위에서 논의하고 있지만 내년도 교육재정이 누리과정제도를 실시한 이래 가장 좋다"고 분석했다.
내년도 누리예산이 올해와 비교해 4조7000억 원 더 교부되고 1조7000억 원 지방예산이 잡혀 누리과정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주 의원은 "추경 이후 12월 말까지 추가 4조~5조원의 세입이 추가로 들어오고 내년 3~4월에 결산을 하면 이 4~5조원에 대해 20.27%에 해당하는 지방교부금이 더해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당론인 법인세와 소득세 인상을 통한 누리과정 예산의 안정적 확보를 압박하고 있다.
윤호중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오늘이 누리과정 예산과 법인세·소득세 인상과 관련해 협상을 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날"이라면서 "이 시기를 놓치면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이 국회의장에 의해 본회의에 자동 부의 되는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그는 "누리과정 예산 재원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면서 법인세율 인상(과표구간 500억원 초과 기업)과 관련해 "3%포인트 인상이 불가능하다면 1%포인트라도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민주는 과표 500억원 초과기업에 대해서는 법인세율을 기존 22%에서 25%로 인상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확정한 상태다.
윤 정책위의장은 "1%포인트라도 법인세를 인상하면 1조2000억원 정도의 세수를 늘릴 수 있다"고 강조하고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에 대해서도 "3%포인트를 인상해도 약 1조원의 세수가 늘어난다"고 밝혔다.
이어 "여기서 마련한 재원으로 누리과정 예산 지원하는 안을 정부는 수용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우상호 원내대표 역시 "누리과정 예산 확보를 위해 세법에 대한 양보의견을 말했는데 오히려 청와대와 정부는 훨씬 더 완강히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예산부수법안을 지정하는 날인데 청와대·정부의 입장변화가 없으면 원래 계획한대로 가겠다"면서 "예산이 12월2일 제때 통과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우 원내대표는 "예산안이 제때 통과 안 되면 책임은 전적으로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과 유일호 경제부총리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면서 "타협하려 했던 야당에게 더 완강한 벼랑 수를 두도록 하지 마라"고 거듭 압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