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정진서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단축을 포함한 퇴진시기를 국회에 떠넘긴 이후, 내년 4월말 퇴진을 제시하면서 당내 의견이 좁혀지고 있다.
특히 전날(30일)까지 '탄핵'을 압박해왔던 비박계 비상시국위원회는 1일 박 대통령의 퇴진시기를 '내년 4월'로 못 박고 박 대통령이 4월 말 퇴진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탄핵안 표결에 동참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하지만 만일 박 대통령이 이를 거부할 경우에는 오는 9일 탄핵안 표결에 나설 뜻을 명확히 했다.
또한 원내사령탑인 정진석 원내대표는 '4월 퇴진, 6월 조기대선'을 당론으로 채택할 의사를 밝혀 대통령의 '4월 퇴진'은 새누리당 당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난 주말 국가 원로들이 제시한 4월 사퇴, 6월 대선 일정에 대해 앞으로 야당과의 협상에 충분한 준거로써 활용할 수 있다"며 "오늘 당론을 채택해 달라"고 의원들에게 요청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문에서 "(거취문제에 대해) 국회결정에 따르겠다"고 한 것에 대해 "야권 중진의원들 사이에서도 합리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어 다행"이라며 야당 인사들의 발언을 인용하며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제안대로 국회가 대통령의 퇴진을 논의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와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의 발언을 언급하며 "엄중한 시국상황에서 그야말로 나라를 걱정하는 의원님들의 깊은 생각이 담긴 말씀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당론으로 채택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1일 열린 비상시국회의 '대표자실무자 연석회의'
또한 비주류가 중심이 된 비상시국위원회도 박 대통령의 퇴진 결정 문제를 놓고 여야 간 4월 조기퇴진 협상을 할 것을 종용했다.
특히 비상시국위원회는 여야가 퇴진 문제에 대한 협상이 결렬되더라고 새누리당 당론으로 '4월말 퇴진'을 확정하고 박 대통령에게 제안, 이를 대통령이 수용할 경우 오는 9일 탄핵안 가결에 동참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긴급 회동을 가진 김무성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오늘 비상시국위에서 가장 좋은 건 여야가 합의해서 4월 30일 퇴임기간을 못 박자는 게 대부분 총의였다"며 "만약 여야 합의가 안 되면 새누리당 의총에서 4월 30일 퇴임을 결의해서 대통령에게 답을 듣자. 만약 그것이 안 될 경우는 9일 탄핵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고 결론을 냈다"고 전했다.
비상시국위원회는 이날 대표자·실무자 연석회의에서 거듭 박 대통령을 향해 "조기퇴진 시기를 명확히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위원회 간사 역할을 맡고 있는 황영철 의원은 "우리는 박 대통령의 사퇴 시한으로 내년 4월 30일이 적당하다고 말씀드렸다"며 "이에 대해 대통령이 분명한 입장을 조속하게 밝혀주길 진심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야3당이 전날 '박 대통령 퇴진 시기'에 대한 여야 협상은 없다'고 거부한데 대해 "참으로 오만한 태도"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또 전날 이정현 대표가 '야당이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손에 장을 지지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이 대표가 그토록 지키고자 하는 박 대통령에게도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언행"이라고 꼬집었다.
황 의원은 비박계의 입장이 선회했다는 지적에 대해 "탄핵안이 상정될 경우 가결 정족수는 확실히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지도부와 비박계가 대통령의 퇴진시기에 대해 '4월말'로 의견을 모으면서 오는 야3당이 압박하는 2일 탄핵안 가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통해 2일 본회의 탄핵안 처리에 대한 총의를 모을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