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박 지도부. 이정현 대표(가운데)를 비롯한 친박 강경파가 9일 탄핵안 의결에 참여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왼족부터 최연혜, 조원진 최고위원, 이 대표, 이장우, 유창수 최고위원.
朴 대통령-與지도부 회동, 탄핵 절차 수용…탄핵열차 '쾌속질주'
친박 내부도 '흔들'…표결 불참-반대는 '국정농단 부역자' 꼬리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3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 6차 대규모 집회에서 사상최대인 232만의 촛불민심을 확인한 새누리당 비박계가 조건 없이 9일 탄핵안 표결을 하기로 밝히면서 박 대통령 '탄핵열차'는 하루가 다르게 거침없이 돌진 중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비박계가 최소 35명의 찬성표를 확보했다고 밝힌 만큼 9일 탄핵안 가결 정족수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친박계 입장은 점점 난감해지고 있다. 박 대통령 즉각 퇴진과 탄핵을 외치는 성난 민심을 마주한 친박계는 피의자인 박 대통령 탄핵안 의결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이후 역사에서 '국정농단 부역자' 나아가 '역적'이라는 비난까지 받을 수 있어 잔뜩 긴장 하고 있다.
□ 다급하고 난감한 친박, 朴 대통령-이정현 회동 = 다급해진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는 6일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과 회동했지만 9일 탄핵 열차를 멈출 수는 없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탄핵안 의결 절차를 받아들이고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회동 후 열린 의총에서 "박 대통령이 당에서 '4월 퇴진 6월 조기대선' 당론을 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해왔다"며 "탄핵소추절차를 밟아서 가결 되더라도 헌법 재판소 (결정)과정을 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차분하고 담담하게 갈 각오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 즉각 하야 아닌 이상 '탄핵열차'는 운행…흔들리는 친박? = 무엇보다 새누리당 친박계 내에서도 탄핵안 가결에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친박 강경파를 난감하게 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탄핵에 찬성하는 의원이 220~230명까지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확실하게 말할 수 없지만 (탄핵 찬성이) 195표에서 205표 사이"라고 말했다.
초선인 정운천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 나와 "초선의원 46명 중 어쨌든 민심을 하늘같이 알고 섬기자는 의원이 3분의1정도 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의결정족수
□ 야3당 공조 강화, 합동촛불집회 與 압박 = 야3당 역시 공조체제를 강화하며 새누리당을 연일 압박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국민의당 김동철 신임 비상대책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동을 통해 공조 강화를 재확인하고 야3당이 탄핵촉구 촛불집회를 공동으로 열기로 했다.
이 때문에 9일 표결에서 친박 강경파 외에는 여당 다수가 동참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친박 강경파, '국정농단 부역자' 택할까? = 친박 강경파는 박 대통령을 그동안 '호위무사'처럼 국회에서 지켜주던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조원진, 이장우 최고위원 등 친박 지도부다.
친박 맏형인 서창원 의원과 '진박감별사' 최경환 의원, 박 대통령을 '누나'라 부른다는 윤상현 의원, 행동대장 역할을 하는 홍문종, 김태흠, 김진태 의원 등도 강경파에 속한다.
여기에 대구-경북 지역구를 둔 의원들도 대통령의 탄핵안에 쉽게 찬성표를 던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대구-경북 지역 민심이 악화된다고 해도 여전히 박 대통령에 대한 동정여론이 가장 높은 곳이기에 탄핵안 찬성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비호하는 의원으로는 현재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이완영 의원(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과 최교일 의원(경북 영주시문경시예천군) 의원과 박근혜 정부 출신인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군)과 곽상도 의원(대구 중구남구) 등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탄핵안 표결에 들어가면 어찌될지 모르지만 친박 강경파를 제외하면 친박 중에서도 찬성표가 나올 것"이라며 "특히 수도권 지역 친박은 본회의장에 안 들어갈 수가 없다. 그날 누가 본회의장에 들어갔는지 표결을 했는지 나중에 실명으로 리스트가 뽑힐 텐데 국민들이 가만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 탄핵안 찬성 국민 압박 고조, 9일 국회개방 검토 = 그는 "탄핵안 찬성 압박하는 국민들의 문자 폭탄으로 업무가 마비되고 있는데 9일 본회의장에 안들어가거나 반대표를 던지면 더 심한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비박이 부결되면 명단을 공개할 수도 있다는 것은 그만큼 부담과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박계 관계자도 "9일이 다가올수록 촛불이 국회를 향할 것이고 당일 국회가 시민들에게 개방될 수도 있는데 친박이라고 해도 강경파가 아닌 이상 외면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새누리당이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시민들이 압박하기 위해 국회를 에워싸는 등 탄핵 당일인 9일 국회를 개방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소속 김종훈, 윤종오 의원이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국회의 주인은 국민으로 국민은 국회에서 진행되는 탄핵 일정을 지켜보고 의사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며 9일 국회의 전면 개방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정세균 국회의장은 "다각도로 검토해 보겠다"며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은 오는 7일 새누리당 해체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고 박근혜퇴진비상국민행동 역시 평일인 6~9일 박근혜 즉각 퇴진을 촉구하기 위해 국회와 새누리당을 압박하는 행동계획을 이날 저녁 확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