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12일 긴급 금융리스크 점검회의를 갖고 있다.=금융위원회 제공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전 두 기관 합동 리스크 점검 긴급 회의에서 이 말을 언급했다. 해현경장 지미지창은 느슨해진 거문고의 줄을 고쳐 매듯이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는다는 뜻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올해 3월 금융개혁 추진 1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두 기관의 '혼연일체'강조에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답하며 서예가 정도준씨의 휘호를 전달한 것이 계기가 됐다. 양 기관은 당시 “크고 작은 금융시장 리스크를 잘 살피고 지혜롭게 대응하여 국민의 삶을 이롭게 하도록 노력하자”는 다짐을 선보였다.
임종룡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현재의 경제·금융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금융시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온전히 두 기관의 책임이라는 자세로 시장안정을 위해 공동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시장 시장안정 대책=금융당국은 이날 회의에서 우선 금융시장 위험요인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키로 했다. 채권시장안정펀드 같은 시장 안정화 대책도 필요할 때 즉각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 놓을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금융시장 잠재 위험요인에 대해 금감원의 점검을 크게 강화할 계획이다. 상호금융권 중심으로 현재 시행중인 가계대출 리스크 점검의 대상기관을 확대하는 한편 점검 기간도 연장키로 했다.
외환건전성은 금융기관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전체 금융업권에 대해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점검키로 했다.
또 채권시장안정펀드 같은 시장안정조치에 대해 금융회사들의 협조를 적극 구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협조 없이 무임승차 하는 금융회사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데 주력할 방안이다.
◆민생안정을 고려한 금융 검사·감독=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해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와 감독 방향을 민생안정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를 위해 취약계층에 대한 자금공급을 축소하는 보신주의적 여신관행이 발생하는 지 여부를 중점 검사사항으로 설정키로 했다.
◆가계부채 질적 구조개선 가속=가계부채의 증가속도가 빠른 만큼 질적 구조개선을 보다 가속화하고 대출 증가속도에 맞는 리스크 관리를 유도하는 동시에 차주 보호를 위한 점검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먼저 내년 고정금리 (당초 비중 42.5%→45%)와 분할상환 (당초 비중 50%→55%)의 목표를 상향조정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예정이다.
또 은행 등 금융회사가 내년도 가계대출 관련 업무계획을 자율적으로 수립하는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는 지에 대해 금감원이 집중 점검키로 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진행한 은행권 금리체계에 대한 점검결과를 바탕으로 금리산정 및 공시체계를 보다 합리적으로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금리상승기에 변동금리형 상품만을 권유하는 등 소비자의 피해를 초래하는 불건전한 영업행위를 철저히 점검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방침이다.
◆새 기업구조조정틀 마련=임종룡 위원장은 이날 “현행 채권금융기관에게 부담이 집중되는 구조조정체계는 한계가 있는 만큼 새로운 기업구조조정의 틀을 확립키로 했다”고 밝혔다.
먼저 민간 구조조정전문회사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또 내년 3월 예정된 회생법원 설립을 계기로 프리패키지드 플랜의 효과적 운용 같은 법원과의 협력 강화방안을 철저히 준비할 계획이라고 임 위원장은 덧붙였다.
◆금융 질서 확립과 사고 방지=불확실성이 높은 혼란 상황을 틈 탄 시장교란 행위는 일벌백계 하겠다는 금융당국의 감독 방향이다. 이번 주 중 금융위, 금감원, 검찰, 거래소로 구성한 관계기관 협의체를 구성해 테마주 등 이상 급등종목에 대한 집중관리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금감원은 특히 전 금융권의 내부통제시스템 운영현황을 특별 점검해 금융회사들이 스스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등 엄격한 내부통제시스템을 운영토록 관리키로 했다.
임종룡 위원장은 “금융위와 금감원은 금융안정을 수호할 최일선 방패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사소한 내용이라도 협의하며 한 치도 어긋남 없는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월가 등 해외기관이 경제 펀더멘탈과 성장 잠재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뢰를 보이지만 추진해온 정책의 중단 가능성에 우려를 보낸다”지적했다. 그러나 금융개혁과 금융관행개혁을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추진해 이런 해외의 우려를 씻겠다고 그는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