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박 지도부가 비박계 탈당 압력이 구체화되자, 비박 핵심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배신자'로 낙인찍고 총공세를 퍼부었다.
앞서 비박계로 구성된 비상시국위원회가 새누리당 지도부와 친박 강경파의 탈당을 요구하자, 맞불을 놓은 셈이다.
친박 행동대장인 이장우 최고위원은 12일 여의도 당사에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김 전 대표와 유 의원을 향해 "박근혜 정권의 피해자인척 코스프레하는 배반,·배신의 아이콘"이라고 비난했다.
이 최고위원은 "최근 우리당 비상시국위원회에서 계속 회의를 하면서 어제는 성명을 통해 당 지도부 즉각사퇴 요구했는데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며 "당을 편 가르고 분열시키고 파괴하는 주동자가 있는 비상시국위가 지도부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박근혜 정권의 피해자인척 코스프레하는 배신의 아이콘 김무성 전대표, 유승민 전 대표는 적반하장이고 후안무치"라며 "대통령 퇴진을 사리사욕을 위해 이용하는 막장정치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최고위원은 김 전 대표를 겨냥 "현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이라며 "2005년 당 사무총장 발탁 당시 친박 좌장이라는 별칭을 얻었고 이후 2012년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 2014년 당대표를 지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전 대표는 2012년 선대본부 회의에서 맹자의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박근혜 후보는 하늘이 준비시킨 후보라고 말했었다"며 "2014년 당 대표 출마 할 때는 '박 정부의 성공적으로 적극 뒷받침 하겠다.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역사의 기록에 남는 성공한 대통령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런 김 전 대표가 2016년 개헌 토론회에서는 '박 대통령 옆에 최순실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어딨나'라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유 의원을 향해서도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선대위 정책메세지 전달 단장이었다"며 "최태민 스캔들 당시 '최씨가 박 후보 처남도 아니고 이명박 후보와는 다르다. 이 후보 큰형도 아니다'라며 최태민 관련 의혹에 대해 적극 방어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두 분이 요즘 같은 행태를 할 자격이 있는 묻고 싶다"며 "먹던 밥상 엎어버리고 쪽박까지 깨는 인간 이하의 행동이고 부모, 형제 내친 폐륜을 저지른 사람들이 집 대들보까지 뽑아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이 두 분과 함께 할 수 없다. 당을 가르고 당을 파괴한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은 스스로 이 당과 함께 할 수 없다. 이제 본인들의 길을 가기 바란다"고 '탈당'을 역공했다.
반면, 비박계 주축의 비상시국위는 이날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친박지도부 등 친박 핵심 8명을 거론하며 '탈당'할 것을 종용했다. 다만, 정진석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당 대표 역할을 맡을 것을 요구했다.
비상시국위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황영철 의원은 이날 비상시국위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어제 국정을 농단하고, 민심을 배반하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방기한 최순실의 남자들은 당을 떠나라고 했다"며 축출 대상 의원 8명을 발표했다.
축출 리스트에는 이 대표와, 조원진·이장우 최고위원을 비롯한 친박 지도부와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김진태 의원이 올랐다.
황 의원은 "국민들은 이 사람들이 새누리당을 떠날 때 다시 한 번 새누리당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며 "이 8명이 조속히 당을 떠나서 우리 당이 새롭게 출발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비상시국위는 당 지도부가 사퇴하면 정진석 원내대표가 당 대표 역할을 맡아 탄핵 정국을 수습하자고 합의했다.
황 의원은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당의 균형추 역할을 충실히 잘 수행해왔다"며 "당 공백상태에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정 협의체와 관련해서는 "여러 논의가 필요한데 야당은 친박 지도부와 절대 이야기를 안하겠다고 거부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당장 새누리당을 대표해서 누군가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정 원내대표가 중간적 입장, 균형추 역할을 충실히 잘 수행했고, 탄핵 국면에서도 그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으로서는 정 원내대표가 당을 대표하는 여러 역할을 하기를 바라고 우리가 힘을 보태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