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15일 4차 청문회를 열고 최순실-정윤회 비선실세 농단과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특혜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조한규 세계일보 전 사장 폭로 "靑, 양승태 대법원장 등 사법부 사찰"
"朴 대통령, 최순실-정윤회 이혼 권유"…"김기춘, 100% 위증"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 4차 청문회는 지난 2014년 정윤희 비선실세 파문에 대한 집중 추궁에 나섰다.
특히 세계일보가 지난 2014년 '정윤회 문건' 파문을 최초로 보도했을 당시 경영을 맡았던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청와대의 헌법문란 행태들을 폭로했다.
조 전 사장은 이날 박근혜 정부가 양승태 대법원장과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전 춘천지방법원장) 등 사법부 부장판사 이상 간부들을 전방위적으로 사찰했다고 밝혔다.
조 전 사장은 '보도 되지 않은 (특급정보) 8개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 이 자리에서 헌정질서를 파괴했다고 생각하는 것 하나만 밝혀 달라'는 새누리당 이혜훈 의원의 질의에 "양승태 대법원장 사찰 문건"이라고 밝혔다.
그는 "삼권분립, 헌정질서 유린이다. 명백한 국기문란"이라며 "양 대법원장의 대단한 비위사실이 아니라 등산 등 일과 생활을 낱낱이 사찰해서 청와대에 보고한 내용과 2014년 당시 최성준 춘천지방법원장(현 방송통신위원장)의 관용차 사적사용이라든가, 대법관 진출을 위한 운동이라든지 하는 내용을 포함한 두 건의 사찰문건이 보도가 안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부장판사 이상, 사법부 모든 간부들을 사찰한 명백한 증거로, 헌정질서를 문란한 중대사건"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조 전 사장은 자신의 사장직 해임 배경에 대해 '대표 이사직을 충실히 수행할 수 없다'고 기재한 당시 사장 경질을 의결한 임시 주총 의사록 내용을 소개한 뒤 "청와대로부터 압력을 받았기 때문에 사장직을 충실히 이행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조 사장을 해임하지 않으면 통일교의 판도라 상자를 열 것이라고 압력을 가한 걸로 안다'는 이 의원의 지적에 "한학자 총재의 김만호 비서실장이 2015년 1월31일 오후 5시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만나자 해서 만났을 때, 청와대에서 전화가 와 불가피하게 해임하게 됐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외압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처음부터 (청와대가) 절 밀어내려 했던 것"이라며 보도 안 된 파일에 대해 "공개하겠다", "필요하면 자료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청와대는 민심을 못 읽고 있다. 조속히 공개해서 2년 전 국민에게 못한 짐을 덜어야 한다'고 8건의 문건 공개를 요청한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의 지적에 "2년 전에도 계속 취재 했다. 근데 바로 청와대가 고소하고 기자들을 검찰이 30시간 이상 붙잡아둬서 취재를 못해했다. 제가 사장을 연임했다면 반드시 진상을 밝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조 전 사장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지난 2차 청문회에 나와 '최순실과 정윤회를 전혀 모른다'고 한 증언이 "100% 위증"이라고 밝혔다.
'정윤회 문건이 얼마나 진실이냐'는 새누리당 정윤섭 의원의 질의에 "90% 이상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대통령이 정윤회와 최순실이 이혼하도록 권유했다는 말이 맞느냐'는 질문에 "그건 문건 내용은 아니지만 저도 정치부 기자 출신이라서 당시 많은 내용을 취재했다"며 "모 취재원으로부터 2014년 1월 6일 정윤회 문건 보도가 되고 대통령이 2월 두 사람이 이혼하는 게 좋겠다고 권유했고 3월 이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선실세가 2명인데 이혼하고 한명이 떨어져 나가니 한사람인 최순실이 슈퍼파워가 된 건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 전 사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당시 세계일보가 독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진 최순실을 독점 인터뷰한 것에 대해 "상당히 그 기사를 보고 충격받았다. 재직당시 정윤회 문건을 보도해 세계일보 위상이 올라갔는데 최순실 보도 보고 경악했다"고 말했다.
또한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와 청와대에 대한 감찰을 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은 미르·K스포츠재단을 내사하며 "(정부가)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이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 전 감찰관은 "전경련 소속 재벌기업들로부터 몇 백억씩 모금해 재단 2개를 만들었는데 모금 과정에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관여돼 있다는 내용의 첩보를 받았었다"고 말했다.
그는 "재단이란 게 한 번 만들면 다시 없애는 것이 사실상 어렵고 정권도 2년 밖에 남지 않았는데 나중 어떻게 감당할지 생각했다"며 "이후 직원들에게 재단의 실질적 주인이 누군인지 알아보라고 확인 작업을 진행했었다"고 말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비위 의혹과 관련해서는 "우 수석 아들의 병역특혜 부분과 개인 가족기업의 횡령건에 대해 감찰을 진행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성역없이 감찰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순실 감찰에 대해 "감찰 대상자가 아니라 직접 접촉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증인 불출석한 11명에 대해서는 동행명령장이 발부됐다.
정윤회 전 비서실장과 박관천 전 행정관을 비롯해 한일 전 서울경찰청 경위, 박재홍 전 승마국가대표 감독, 김한수 전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실 행정관,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 이한선 전 미르재단 상임이사, 김영석 전 미르재단 이사, 한용걸 전 세계일보 편집국장, 윤후정 전 이화여대 명예총장, 류철균 이화여대 교수 등 11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