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청산 강력 반발…내일 與 지도부-친박핵심 충돌 조짐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은 2일 친박(친박근혜) 핵심 인사들을 겨냥한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의 '인적 청산' 압박과 관련해 "임기가 3년도 넘게 남은 국회의원들을 절차도 무시한 채 인위적으로 몰아내는 것은 올바른 쇄신이 길이 아니다"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현역 최다선(8선)이자 친박계의 맏형격인 서 의원은 인 위원장의 당무 복귀를 하루 앞둔 이 날 오후 소속 의원 전원에게 서한을 보내 "인적 쇄신이나 책임지는 자세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그 방식과 형식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 의원은 인 위원장이 제시한 인적 청산과 책임론의 기준에 대해서도 "대충 봐도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자의적이다"라며 "당이 사분오열된 상황에서 분열과 배제를 통해 진정한 개혁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또 인 위원장에 대해 "국민이 바라는 정치 혁신의 전제는 또 다른 독선과 독주가 돼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더 늦기 전에 당을 살리는 데 앞장서달라"고 촉구했다.
서 의원은 본인의 거취에 대해서는 "최순실 사태로 정부와 여당이 풍비박산이 났다. 청와대 안방에서 일어난 일을 알 수는 없었지만, 여당의 최고 '맏형'으로서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다시 마음을 가다듬어 무엇이 당과 나라에 도움이 되는지 고민하겠다"며 입장을 유보했다.
서 의원의 이 같은 언급은 자신을 포함한 친박 핵심 인사들이 인 위원장에 의해 불명예스럽게 떠밀려 나가는 모양새는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측근들은 설명했다.
앞서 서 의원은 지난달 25일 인 위원장을 만나 당의 최다선으로서 모든 책임을 지고 '적절한 시기'에 탈당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같은 제안이 미흡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 인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적 청산 기준을 제시하며 친박 핵심 인사들을 압박한 바 있다.
대상포진 증세로 입원했던 인 위원장이 3일 당무 복귀를 예고하면서 더욱 강력한 압박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서 의원이 소속 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세 규합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인적청산을 둘러싼 갈등은 당 지도부와 친박 핵심 인사들 간 정면충돌 양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