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예금잔액증명서를 부당하게 발급해 주는 방법으로 거래처의 자금력을 부풀려 줬다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제재인 '기관경고'를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4일 농협은행에 대해 기관경고와 과태료 1억67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번 제재는 금감원이 지난해 4월 농협은행에 대해 시행한 종합검사에 따른 조치다.
금감원에 따르면 농협은행 9개 영업점은 2012년 8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건설업체 등 49개 거래처의 정기예금에 대해 총 111건에 달하는 예금잔액증명서를 변칙적으로 발급했다. 현행 은행법은 은행들이 거래처의 자금력 위장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농협은행은 예금잔액증명서 발급 직전에 기존 질권을 해제하고 증명서를 발급했다가 이후 다시 질권을 설정하는 방법으로 64건에 달하는 거래처의 자금력을 부풀려줬다. 만기예금 수령 직전에 질권을 해제하고 예금잔액증명서 발급 후 인출시킨 건도 47건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 내규상 질권 해제 후 일정 기간 안에 잔액증명서를 발급할 수 없거나 잔액증명서 발급 후 곧바로 예금을 인출 할 수 없는데도 농협은행은 이런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또 고객들로부터 보험계약을 부당하게 갈아타도록 유도해 기관경고 제재를 받았다. 현행 보험법은 기존 보험계약이 소멸된 날로부터 1개월 전후로는 보장내용이 유사한 새로운 보험계약을 청약을 금지하고 있지만 농협은행 39개 영업점은 2012년 8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보험계약자 42명에게 일명 '보험 갈아타기'를 유도했다. 농협은행은 수입보험료만 14억7900만원의 수입을 거뒀고, 4600만원의 판매수수료까지 챙겼다.
유동화회사(SPC) 당좌거래가 통상적인 은행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업무가 과다하다는 이유로 증권사와 별도의 약정서를 체결해 금융지원수수료 명목으로 총 4억9000만 원의 부당 수수료를 부적절하게 챙긴 사실도 드러났다.
농협은행은 이 밖에도 신용카드 약관 사전신고 의무도 불이행 및 고객과 이름이 같은 제3자의 개인신용정보 부당 조회건도 다수 적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