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가 기존 금융상품을 청산해 고객에게 원리금을 돌려주지 않고 다른 신규 고객의 돈으로 지급하는 '돌려막기'를 시도해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중징계인 기관경고와 과태료 징계를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신한금투에 불법 자전거래, 사전 자산배분 위반,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전 공매도 등으로 과태료 8억5000만원과 기관경고, 임직원 3명에 대한 견책 등의 조치를 했다고 31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신한금투는 2014년 1월 위탁자가 다른 두 기업의 신탁재산간 액면금액 2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거래하는 등 2012년 10월부터 2015년 7월까지 3년여 동안 총 30회, 816억원의 ABCP를 자전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기존 고객에게 금융상품 원리금을 상환할 때 신규 고객에게서 받은 돈으로 지급하는 '돌려막기' 등의 불법 자전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또 A사가 위탁한 신탁재산에 포함된 ABCP를 다른 증권사에 당일 매도한 뒤 다음날 곧바로 B사가 위탁한 신탁재산에 같은 ABCP를 사들이는 방법으로 신탁재산 상호 간 거래를 한 사실도 적발됐다. 2012년 7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총 4887회, 21조 5742억원 규모였다.
사전 자산배분 위반도 적발됐다. 개별 신탁재산의 효율성을 위해 위탁받은 재산을 집합 투자하더라도 반드시 투자대상자산의 신탁재산별로 미리 취득·처분등의 자산 배분 명세를 정해놓아야 한다.
그러나 신한금투는 2015년 7~10월 총 169회(4조7922억원)에 걸쳐 미리 자산배분 명세를 정하지 않고 기업어음 등을 취득·처분했다.
아울러 신한금투는 블록딜 전 공매도로 시세를 조정한 사실도 금감원 조사결과 드러났다. 블록딜은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할 때 주가에 충격을 주지 않고 제대로 된 가격에 주식을 처분하기 위한 시간외 거래 방법이다.
신한금투는 투자자들에게 블록딜 주문을 받은 B사의 종목을 매수하기로 해놓고 이 계약 체결 전에 이들 주식을 차입공매도하는 방식으로 주가를 끌어내렸다. 2012년 9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총 23개 종목에 블록딜 전 공매도를 진행해 총 6억400만원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금감원 제재 내용에는 시세조정 혐의가 있다고 명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블록딜 규모도 크지 않아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