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사진)은 3일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국내 은행의 월별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이 261조142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2015년 12월 기준, 239조2621억원과 비교했을 때 9.1% 21조8801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제 의원은 “개인사업자 대출의 경우 가계대출 통계에 포함되지 않지만 대출 취급 시 사업자등록증 유무만 차이가 있을 뿐 사실상 가계대출과 같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50대가 102조379억원으로 39.1%를 차지하며 가장 높았다. 40대가 26.2%로 뒤를 이었다. 60세 이상은 40대와 비슷한 25.2%다. 30대는 8.6%로 40~60대에 크게 뒤진다. 20대 이하는 불과 1%에 머물렀다.
제윤경 의원은 “최근 3년간 개인사업자 대출을 뜯어보면 연령대별 비중에서 60세 이상 고령층에서만 증가한다는 것이 특징이고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2014년 1월 21%에 머물던 60세 이상 고령층 비중은 지난해 말 25.2%로 무려 4.2%p(포인트)나 상승했다. 반면 다른 연령층에서는 대출 비중이 전부 감소했다.
2016년 말 기준만 놓고 볼 경우 고령층 대출 비중은 2%p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늘어난 대출 잔액의 47.4% (10조3749억원)가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발생했다. 50대는 35.6% (7조7974억원)다. 지난해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분의 83%가 50세이상 은퇴연령 계층에서 발생했다는 얘기다.
제 의원은 “자영업자의 전반적 고령화 추세 속에서 최근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 후 생계형 창업에 대거 나서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 은퇴연령 계층의 소득수준이 낮고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이나 복지제도가 취약하기 때문에 베이비부머 은퇴 시기와 맞물려 이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지적했다.
제 의원 자료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대출건수는 208만6475건으로 집계됐다. 1건당 대출금액은 1억2516만원. 개인사업자 신규대출의 평균금리는 3.61%. 지난해 7월 3.31% 보다 0.3%p 오른 것으로 드러났다. 대출 건전성은 담보대출 비중이 67.8%, 연체율 0.35%로 대체로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됐다.
제 의원은 “자영업자의 경우 임금근로자에 비해 소득에서 경기변동에 민감하고 창업 폐업도 빈번해 안정적인 부채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15년 기준 은퇴연령층이 주로 진입하는 음식점업의 1년 내 폐업률은 22.9%에 이른다는 해석이다.
제윤경 의원은 이와 관련 “정부의 자영업 대책이란 것이 사실 '빚내서 장사하라'란 것 말고 없지 않았느냐”고 질타했다. 50~60 은퇴연령층 자영업대출의 증가는 가계부채의 뇌관이 될 수 있다며 정부의 선제 대책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