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삼성전자다!" 삼성전자가 나라 안팎의 거센 격랑을 헤치고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7년여만의 원/달러 환율 1000원선 붕괴, D램가격 급락 등 악재를 뚫고 오히려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등 세계 톱 기업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삼성전자를 탐방하고 돌아온 애널리스트들은 앞다퉈 1분기 실적이 시장기대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보고서를 내놨다. 한 애널리스트는 "원화강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어 걱정속에 찾았는데 오히려 당초 예상보다 좋을 것이라는 결론을 얻을수 있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가 10일 3월 이후 삼성전자 1분기 실적 추정치를 발표한 삼성,LG,동원,굿모닝신한 등 4개 증권사 자료를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은 2조4053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7.2%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도 14조268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7%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대형 정보기술(IT) 업체들이 환율악재로 실적부진이 예고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환율위기를 돌파하는 삼성전자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타사보다 월등히 높은 프리미엄을 받는 고부가가치 제품생산과 압도적인 원가경쟁력, 그리고 시장을 선도하는 지배력이 배경으로 꼽힌다.
가격 급락으로 우려를 낳고 있는 D램 사업을 예로 들어보자. D램 현물가격(256M DDR 기준)은 2월15일 이후 채 한달도 안돼 20% 이상 급락했다. 현물가격보다 안정적이라는 고정거래가격도 2월 10%, 3월 6% 등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1분기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3.78달러로 추정된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평균판매 가격은 4.9달러로 개당 1달러 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세계 1위의 프리미엄을 인정받고 있는데다 가격 변동폭이 큰 범용제품 보다 서버,그래픽용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D램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세계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에서는 시장선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주류를 이루던 PC 성장정체와 MP3, 디지털카메라 등 디지털 제품의 성장을 내다보고 낸드 플래시 시장에 뛰어들었다. 낸드 플래시는 최근 애플사의 '아이팟(iPod)'을 비롯한 MP3 플레이어와 USB 플래시 드라이브 주문 증가로 없어서 못팔 상황이다.
가격도 D램과 대조적으로 4달러대(512M 기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삼성전자는 5달러 초반대를 받고 있다. 경쟁 업체들이 올 하반기부터나 본격적인 생산에 나설 예정이어서 삼성전자는 독점효과를 만끽하고 있다. 송명섭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밀려드는 주문을 맞추기 위해 12 생산라인 일부 설비를 낸드 플래시 라인으로 전환하고 90나노(0.09㎛ 미크론) 공정을 확대해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에서도 삼성전자의 고가전략이 먹혀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업체간 경쟁격화로 지난해 4분기 휴대폰 영업이익률이 3.5% 수준까지 떨어지는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올들어 내수와 수출 모두 견조한 상승세를 타면서 영업이익률이 17%대로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130만 화소 슬라이드폰인 D500과 P777,P710 등 잇따른 고가신규모델 출시효과를 누리고 있다.
민후식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역시 환율영향에서 자유로울수 없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의 출하량을 늘리고 시장을 선도하는 신제품 개발,출시로 위기를 돌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