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는 상장에 따른 공시·회계·지배구조 등 증시제도를 개편, 상장유지비용을 덜어주는 한편 유가증권 발행 관련 규제를 완화해 상장기업이 보다 쉽게 자금조달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증권집단소송제 시행에 따라 과거 분식을 자발적으로 수정하는 경우에는 수정된 부분에 대해 2년간 감리를 제외키로 했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은 11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2005년도 업무계획을 밝혔다.
◆중소기업 상장유지 부담완화·공모주식 배정 자율성 제고
금감위는 기업의 상장 유지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장별 특성·기업능력에 맞게 공시·회계감독을 차별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금감위는 지난달부터 1491개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이달 중 상장유지부담 경감 T/F를 구성, 올 상반기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기업공개시 공모주식 가격결정, 신주배정 등 결정시 기업의 자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인수·공모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양천식 부위원장은 "상장을 통해 얻는 이익보다 공시 등 이에 따른 공시나 회계투명성 부담이 너무 커 상장기업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지적하며 "중소기업은 그에 맞는 수준의 공시·내부회계제도 구축을 할 수 있도록 차별화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 부위원장은 이어 "감독 및 공시기준을 상장기업의 영업규모와 공시담당 인력, 조직 수준에 따라 차별화해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공시항목을 줄이고 간소한 공시제도를 도입 할 것"이라며 "기업 공개시 공모주식 배정 등에 대한 자율성을 높이고 유가증권 발행 관련 규제를 완화해 기업의 자금 조달 편리성도 제고해 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위는 또 거래소통합에 따른 혜택이 투자자와 상장기업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매매·결제 방식 및 수수료제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한편 코스닥이 중소·벤처기업 중심 시장으로 특화될 수 있도록 상장기준을 정비할 계획이다.
◆우회상장시에도 합병수준으로 공시토록 강화
금감위는 M&A관련 공시제도와 금융회사 공시제도고 개선할 방침이다.
M&A와 관련, 상장기업이 비상장주식 취득대가로 신주를 발행하는 '우회상장'의 경우 기업간 합병해 준해 그 조건·절차를 투명하게 공시토록 하고, 신주에 대해서는 일정기간 처분을 제한키로 했다.
이는 M&A가 기업구조조정 및 경영감시수단으로 정착돼 가고 있지만 비상장기업의 우회상장과 같은 불건전행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
또 합리적 이익추정에 근거한 수익가치 등을 토대로 합병가액이 산정될 수 있도록 합병비율 결정시 기업의 자율성을 제고키로 했다.
금감위는 금융회사 공시제도와 관련 신BIS 협약에 따른 시장 규율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회사의 리스크 관련 공시항목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비상장 금융회사의 경우에도 벌점 관리제도를 도입하는 등 부실공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방침이다.
◆불공정·불법외환거래 조사·제재 강화
금감위는 불공정거래 등 위법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기준을 강화하고 가중·경감사유를 보다 구체화하는 등 과징금 제도를 종합적으로 개선하고, 법무부와 입안 검토중인 '질서위반행위 규제법안'과 연계해 과태료 제도도 개선할 방침이다.
또 지능화돼 가는 증권범죄 증가에 대응, 내부정보 및 내부자 범위를 확대하고, 시세조정범죄 구성요건을 정비할 계획이다.
금감위는 이와 함께 증권시장 교란 행위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조사처리기간을 단축하는 한편, 불공정거래가 진행중인 종목 등 긴급하거나 중요한 사건에 대해 거래소와 공동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현물·선물시장 등의 불공정거래를 종합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편 금감위는 외화자금 불법 유출 가능성이 큰 거래유형에 대한 조사를 추진하고 외환전산망을 활용한 상시 밀착감시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또 불법 자본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증여성 송금의 경우 지급증빙이 필요없는 금액기준을 낮추는 등 해외송금제도를 개선하고 불법 외환거래 제재의 실효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양천식 부위원장은 "불법 외환거래 제재수단으로 과징금, 거래정지, 경고 등이 있으며 거래정지의 경우 기업에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경고를 하는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며 "일부 기업의 경우 거래정지가 제재로서의 효과를 전혀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동시에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감위는 이밖에 금융 이용자 보호업무를 감독기구 핵심정책 목표로 설정,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금융회사가 고객에 대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소비자 권익을 침해한 약관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고 은행 수수료가 합리적으로 책정될 수 있도록 수수료 원가산정 표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절차를 개선하고 법적 효과를 강화하는 한편 금융회사의 민원사무처리 지침 표준안을 제정해 분쟁발생 초기단계에서 분쟁이 해소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