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 경제의 대내외 불확실성을 걷어내기 위해 재정·세제지원책을 무더기로 푼다.
공기업 투자, 정책금융 등을 합친 경기보강 규모를 20조원 넘게 책정했다. 풀 죽은 소비심리를 살린다는 차원에서 노후 된 경유차를 교체했을 때 발생하는 세금을 깎아주거나, 국정운영의 중심인 일자리 창출 정책에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고용을 늘린 기업에 대해 세제지원 폭도 늘린다.
특히 국세청, 관세청은 납세편의 서비스를 늘리기로 했다.
국세청은 세금 신고·납부 과정에서 납세자가 부담하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시키기 위해 신고도움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으며, 관세청의 경우엔 수출입 기업의 안정적인 경영 활동을 돕기 위해 세부담 경감책을 내놓았다.
기획재정부·국세청·관세청은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업무계획에 따르면 기재부는 재정, 정책금융 등 가용재원을 최대한 동원해 20조원 이상 경기 보강을 추진한다. 또, 1분기 역대 최고 수준(31%)의 재정을 집행해서 경기위축 흐름을 조기에 막겠다는 방침이다.
소비활성화 대책으론 노후경유차를 교체했을 때 개별소비세(70%), 취득세(50%)를 한시적(6월)으로 감면하고, 코리아세일 페스타 행사에 공연·외식 등 서비스기업의 참여를 확대시키기로 했다.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의 고용비례 추가공제율을 1년간 2%p 올리고, 청년 정규직을 채용한 기업에 대해선 현 1인당 500만원의 세액공제 금액을 700만원으로 늘린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따른 국제 통상환경 변화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상호이익에 대한 미국 내 공감대를 확산하고, 미 신정부와의 호혜적 경제·통상관계를 조속히 정립하기로 했다.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되는 가계부채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전(全)업권으로 확대하는 등의 조치로 증가율을 한 자릿수로 관리하고, 대외신인도 관리와 관련해선 주요 해외투자자, 신용평가기관 등과의 협의·소통을 강화하면서 우리 경제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를 쌓아간다는 방침.
'납세협력비' 부담 덜어주고…탈세엔 고강도 '채찍'
국세청은 올해 세입예산 232조원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신고·납부서비스를 혁신하고 고의적인 탈세와 체납에 엄정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세청은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 신고도움 서비스를 도입하고 홈택스를 통한 맞춤형 통합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모바일 간편결제와 은행 ATM 신용카드 납부를 도입하고 납부서에 항목을 미리 채워넣는 '미리채움 서비스'를 제공해 납세자들이 쉽게 세금을 신고하고 납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고의적인 탈세와 체납에 대응하기 위해선 국가 간 역외교환정보시스템을 강화하고 탈세위험을 고려한 성실도 분석 시스템을 강화해 조사대상을 정교하게 선별한다는 방침이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탈세패턴을 분석해 조사에 활용하고 포렌식 연구팀을 신설해 과학적인 세무조사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또한 중소납세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 세무조사 건수를 예년보다 적은 1만7000건 미만으로 운영하고 비정기조사는 축소하기로 했다.
"수출입 기업에 적극적인 세정지원"
관세청은 수출입기업들이 안정적으로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세정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외부전문가(관세사 등) 검증절차를 거쳐 세액을 정산한 기업에 대해 관세조사 면제혜택을 주는 '정기 세액 정산제'를 도입하거나, '환급 소요량심사 신청제'를 새로 운영하면서 수출입기업의 유동성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또 올해 신·증설되는 인천공항(10월), 김해공항(5월), 인천항(2018년), 제주 강정항(7월) 등 공항만의 개장 일정에 맞춰 세관 조직·인력을 충원한다.
여행객과 물동량의 지속적으로 증가한데 따른 조치다. 여기에 공항만을 이용하는 여행자들의 만족도 향상을 위해 모바일 기반의 통관시스템을 확대하고, 절차 간소화를 통해 통관편의를 제고할 계획이다.
아울러 악의적 탈세, 세원잠식 행위에 대해선 '대형 탈세사건 관세조사 전담팀'을 운영하는 등 관세조사 역량을 집중해 악성 탈세행위를 엄단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