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자사주 취득에 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수 1000포인트 안착에도 불구하고 예상외로 주가가 부진한데다 1분기 실적윤곽도 드러나 올해 자사주 취득 규모와 시기가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머니투데이가 14일 LG,동원,동부,미래에셋 등 4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의 올해 자사주 매입 규모는 2조5000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상최대규모인 4조원을 매입했던 작년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2003년 2조원 보다는 좀더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LG증권과 동부증권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규모를 2조원으로 추정했다. 올해 TFT-LCD 7세대 2라인 확충에 2조원을 투자하는 등 설비투자와 연구개발비(R&D)가 각각 10조2700억원, 5조4000억원으로 증가해 매입여력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작년 설비투자와 연구개발비는 각각 7조6700억원, 4조7900억원이었다.
또 작년에는 사상 최대규모의 흑자에 따라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14조7800억원에 달했지만 올해는 13조8600억원으로 6.2% 감소해 그만큼 자사주 매입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구희진 LG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영업실적에 따라 보다 확대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 상황으로 보면 올해 삼성전자의 자사주 취득 규모는 2조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동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이보다 많은 3조원으로 추정했다. 올해 이익이 작년보다 감소하겠지만 배당규모를 조금 줄여서라도 3조원 수준의 자사주 매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작년에 중간배당 100%(5000원), 기말배당 100%(5000원)를 실시해 총 200%, 주당 1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2003년에는 중간배당 10%(500원), 기말배당 100%(5000원)로 총 110%, 5500원을 실시했다. 이에따라 배당금 지급 총액은 2003년 8870억원에서 작년에는 1조564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민후식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작년에 예년보다 많은 배당을 실시한 만큼 올해는 배당을 조금 줄이고 대신 3조원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올해 최소 2조원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우식 삼성전자 IR팀장(전무)은 이날 CLSA증권사 주최 일본 컨퍼런스에서 "낸드 플래시와 휴대폰 호조로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 것"이라며 "올해 최소 2조원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할 것이며, 시기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절반씩 나눠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1995년 이후 보통주 2275만7000주, 우선주 294만주 등 총 8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 가운데 보통주 831만주, 우선주 106만주 등 4조원 어치를 소각했고 현재 보유중인 자사주는 보통주 1396만6000주, 우선주 187만9000주로 총 발행주식수의 9.5%, 8.2%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