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취임 4주년을 맞았다.
어느 누구도 예상 못한 침통한 4주년이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종변론을 앞두고 4주년을 맞이한 박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태로 임기 5년을 유일하게 못 채운 대통령으로 기록될 위기에 내몰려 있는 형편이다.
헌재가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퇴임일인 3월13일 이전 탄핵심판 선고를 내릴 의지를 거듭 밝힌 만큼 박 대통령 측은 오는 27일 헌재 최종변론에 마지막 승부를 걸어야 한다.
박 대통령은 4주년인 이날 '권한정지'된 상태이기 때문에 특별한 일정 없이 조용히 보내며 탄핵심판 준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4년 2월25일에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담화를 발표했고, 2015년과 지난해에는 청와대 직원조회에 참석, 경제혁신 등 국정과제 완수를 강조한 바 있다.
헌재가 최종변론에 출석할지를 26일까지 밝히라는 뜻을 전한 상태여서 박 대통령은 4주년인 이날 헌재 대리인단과 접촉해 대응책 마련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박 대통령이 헌재에 나가 탄핵소추의 부당함을 직접 호소할지도 관심거리. 청와대 주변에서는 특검 대면조사가 무산되고 헌재에도 출석하지 않을 경우 박 대통령이 목소리를 낼 기회도 얻지 못하면 여론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 27일 최종변론, 朴 대통령 직접 호소? 영상메시지? = 대리인단 내부에선 박 대통령이 출석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실제 그 의견이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많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이 특검 대면조사를 기피해온 점과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헌재에서 '시간 끌기'를 하면서 급기야 최근 막말과 난동으로 헌재 모독 논란까지 촉발한 상태다.
헌재 모독에 대한 후폭풍은 거세다.
전날 변론에서 박 대통령 측 김평우 변호사는 이정미 재판관에게 "헌법재판관씩이나 하는 사람", 강일원 재판관에겐 "국회 측 수석대리인"이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또 "탄핵절차가 북한에서나 하는 정치탄압", "불공정 재판이 시가전을 일으켜 아스팔트가 피로 덮일 것"라며 난동을 부렸다. 대리인단인 서석구 변호사는 앞서 헌재 재판장에서 태극기를 펼쳐 보이다가 제지당한 바 있다.
이에 박 대통령이 헌재에 출석하는 대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입장을 밝히는 방안도 대리인단 측이 고려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리인단의 헌재 모독과 박 대통령의 영상메시지 검토 등은 탄핵 인용 가능성이 높아지자, 지지층 결집을 위해 마지막 승부수를 띠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 '불쌍한 대통령' TK-친박 세력 결집 의도 = 특히 대구경북(TK) 등 영남과 박사모 등을 향해 '불쌍한 대통령' 이미지를 각인시켜 친박 세력 결집을 최대한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으로선 지금 최대한 보수 결집을 해야 그나마 '동정여론'이라도 끌어낼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실제 대구 60대 이상은 박 대통령 잘못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최순실이 다 잘못한 것이라는 인식"이라고 말했다.
탄핵심판 선고 이후 인용이 된다 해도 최대한 친박 지지층을 결집하며 향후, 동정여론으로 정치세력화를 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지금까지 동정과 연민으로 정치를 해왔고 대통령까지 된 사람"이라며 "스스로 '피해자'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그런 여론이 자신에게 익숙하고 맞는 여론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지금 12~15%대의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최소한의 정치적으로 살 수 있는 마지노선이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 취임 4주년 '17차 촛불집회'vs 탄핵반대집회 '맞불' = 취임 4주년인 이날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17차 촛불집회와 탄핵반대 집회가 격렬히 맞붙을 전망이다.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박근혜정권퇴진비상서를 낭독한 것을 모티브로 삼은 촛불선언도 이어진다.
현장에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 시민 33인과 함께 한다.
탄핵 반대 집회 역시 대규모로 맞불작전을 펼친다.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은 이날 중구 대한문 앞에서 14차 태극기집회를 연다.
탄기국은 이어 내달 1일 3.1절을 맞이 15차 태극기 집회를 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