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예비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다시 대기업 준조세 문제를 놓고 격돌했다.
6일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 예비후보자 2차 토론회(오마이TV 주관)에서 이 시장은 지난 3일 1차 토론회에서 지적했던 문 전 대표의 대기업 준조세 금지법 공약을 다시 문제 삼았다.
이 시장은 문 전 대표를 향해 "(대기업 준조세 가운데) 비자발적 기부금은 1조 4천억 원이고 개발이익부담금 같은 법정부담금이 15조 원"이라면서 "이걸 폐지하겠나. 그냥 두겠나?"라고 거듭 물었다.
이에 문 전 대표가 "법적부담금(15조원)을 말한 게 아니다"며 "둘은 별개"라고 반박하자, 이 시장은 "포함돼있다. 국가지도자 될 분으로써 발표 정책을 다 알아야하지 않느냐. 말 바꾼 거 아니냐. 국민은 15조원 폐지하는 구나라고 믿다가 오늘 말씀하시니 안 하겠구나 불안하다"고 쏘아붙였다.
문 전 대표는 "준조세 금지 처방이 최순실 농단에 드러난 재벌과의 정경유착 등 그런 부분을 일체 없게 하겠다는 취지"라고 거듭 강조하며 "이미 1차 토론회에서 충분히 해명했는데 유감스럽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지난 1월 10일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3차 포럼-재벌적폐 청산 좌담회'에서 "대기업이 2015년 한 해에만 납부한 준조세가 16조 4천억 원에 달한다. 법인세의 36%에 해당하는 규모"라면서 "대기업 준조세 금지법을 만들어 정경유착의 빌미를 사전에 차단하고 기업을 권력의 횡포에서 벗어나도록 하겠다"라고 공약했다.
이에 이 시장은 지난 1차 합동토론회에서 "안타깝게도 문 후보는 재벌개혁을 말하는데 실제 내용을 보면 재벌에게 이익을 주거나 재벌들과 인적 관계를 심하게 맺는 게 보인다"며 "(대기업 준조세 가운데) 비자발적 기부금은 1조4천억 원이고 개발이익부담금 같은 법정부담금이 15조 원"이라면서 "이걸 폐지하겠다는데 진심이냐? 착오 아니냐"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준조세라는 의미를 (이 시장이) 약간 오독한 거 같다. 우리가 문제 삼는 건 법에 근거하지 않는, 정경유착으로 오가는 돈"이라며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과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들인 돈, 전두환 정권 당시 퇴임 이후를 대비한 일해재단 출연금 등을 꼽았다.
하지만 이 시장은 "전경련에서 준조세 폐지를 요구하고 있는데 (문 전 대표가) 분명 준조세를 폐지한다고 했다"면서 "그 가운데 15조 원은 법으로 정해진 부담금이다. 그 15조 원을 감면한다고 했다"고 거듭 지적한 바 있다.
특히 문 전 대표와 이 시장은 재벌개혁 문제를 놓고도 신경전을 펼쳤다.
이 시장은 문재인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전윤철 전 감사원장 등 문 전 대표의 주변 영입인사들이 대부분 기득권으로 사외재벌이사들이라고 지적하며 "문 후보가 대통령되면 '기득권 대연정'이 되는 게 아니냐"고 일갈했다. 또 "국가가 억강부약 정신으로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 강자를 보호하고 강자에 빌붙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답변할 기회를 요청하자, 이 시장은 "질문한 게 아니다. 제 의견"이라고 답변기회를 차단해 신경전을 펼쳤다.
문 전 대표는 이 시장의 적폐청산 과제로 '재벌해체'를 주장한 것에 대해 "우리가 적폐 청산으로써 재벌개혁 요구하는 건 공정한 경제 생태계를 만들고 재벌도 세계적 경쟁력을 높여주자는 취지"라며 "재벌을 해체하자, 기득권 타도하자, 배제하자 등 이런 식으로 해서는 대한민국 열어갈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시장은 "재벌해체 이야기한 건 아니다. 왜곡하지 않길 바란다"며 "재벌대기업이 제대로 된 국제경쟁력을 갖고 국민 사랑을 받게 하자는 것이다. 기본소득을 통해 국민들 가처분소득이 늘어나고 재벌 증세로 국민 복지가 확대되는 게 바람직한 거 아니냐"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