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0.25% 인상을 단행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이 연일 가계부채 악영향 등을 우려하며 정부와 한국은행의 역할을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1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한국시간으로 전날(16일) 기준금리 0.25% 인상을 단행했다"면서 "이는 국내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서민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정책위의장은 "(美 금리 인상이)1344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뇌관을 건드릴 경우 많은 문제가 파생될 수 있다"면서 "특히 저신용자, 다중채무자, 자영업자 및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취약계층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733조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서민층의 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구조조정 중인 기업, 한계기업의 줄도산도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대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어려운 민생경제가 조기대선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며 "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서민경제는 크게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위의장은 "공직사회가 민생은 외면한 채 정치권 눈치만 살피는 복지부동이 결코 일어나선 안 된다"며 "금융당국은 미국 금리인상으로 벼랑 끝에 몰린 취약계층과 중소기업, 영세자영업자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세밀한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금융계도 수익성 보전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가계부채를 줄일 수 있는 다각적 대책을 강구해주고, 특히 정부에서는 가계부채가 생길 때마다 대책을 세우는 미봉책이 아닌 경기활성화를 통한 소득증대방안 등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우리에겐 G1, G2발(發) 쓰나미가 동시에 몰아치고 있다"면서 "미국은 기준금리를 0.25% 인상했고, 연내 두 차례 추가적인 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환율 시장이 불안해지고 은행권, 제2금융권의 금리가 요동치고 있다"면서 "13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고, 기업들은 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여기에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까지 겹쳐 지금 명동, 강남 거리는 물론 부산 해운대, 제주도 등 전국이 썰렁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선 열차가 국민 대통합, 국가대개혁을 향해 달려가기도 전에 민생 열차가 선로를 이탈 할 수도 있다"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선 열차도 관리해야 하지만, 당장 민생 열차가 탈선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해 타격을 입을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를 지적하며 "가계부채 시한폭탄에 대한 특별 대책을 강구하고 금융 상황도 비상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정책위의장 역시 정책조정회의를 통해 미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해 "시중금리가 급격히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이것은 1,340조를 넘어서는 가계부채의 이자부담을 늘리는 안 좋은 소식"이라며 "한은이 그동안 가져왔던 저금리 기조를 통해서 국내 경기 활성화를 꾀해왔다면 그 영향이 계속 지속될 수 있도록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인가 깊이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한은의 역할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