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규제 부담 없이 시장에서 혁신적인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적용 가능한 '금융규제 테스트베드'가 도입된다.
금융규제 테스트베드는 이달 부터 당장 새로운 금융사업자에 대한 비조치 의견서 발급, 2분기에 금융회사를 통한 위탁테스트, 3분기부터 지정대리인 자격 부여 등 3가지 방식이 허용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정은보 부위원장이 20일 정부서울청사 16층 대회의실에서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KDI, 금융연‧보험연‧자본연, 민간전문가와 '4차 산업혁명 금융분야 TF' 1차회의를 주재하고 이 같은 내용을 추진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금융위는 일단 3가지 방식을 1차로 운영한 뒤 성과를 봐가며 2단계로 법령상 '규제면제 (Waiver)' 같은 보다 적극적인 방식의 테스트베드를 추진할 방침이다.
◆비조치 의견서 발급= 새로운 금융서비스에 대해 기존 법령에 적용대상 규제가 명확하지 않으면 '비조치 의견서' 발급을 통해 시범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이다.
모바일 카드단말기 서비스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는 판매자의 스마트폰을 카드단말기로 활용할 수 있는 앱이 개발됐으나 '여신전문업법'에 모바일 카드단말기에 대한 인증기준이 없다. 서비스 출시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정부는 그러나 금융결제원의 공용VAN 사용 등 안정성을 높다고 판단되는 모바일 카드단말기의 경우 여전법상 단말기 인증을 거치지 않더라도 서비스 출시를 허용키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위/금감원 내에 테스트베드 전담부서를 둬 새 금융서비스와 관련한 비조치의견서 발급 수요를 4월까지 일괄 취합한 뒤 소관부서 검토를 통해 상반기 중 시행가능 여부를 회신한다는 계획이다.
◆금융회사를 통한 위탁테스트= 미인가 개발업체가 기존 금융회사에 자신이 개발한 금융서비스 사용권을 위탁해 시범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산은·기은 같은 기존 금융회사와 핀테크산업협회 간 위탁테스트 활성화를 위한 실무협의체를 구성키로 했다.
위탁테스트를 활용한 금융규제 테스트베드는 '사기금융거래 사전방지서비스'가 사례로 제시된다.
이는 은행고객이 자금을 이체하기 전 수신계좌가 사기거래계좌인지 여부를 확인해주는 프로그램이 비금융업체에 의해 개발됐으나 금융실명법상 금융기관 간에만 금융거래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허용돼 활용에 어려움이 크다.
앞으로 프로그램 개발업체가 은행 (정책금융기관)에 프로그램 사용권한을 위탁하고 은행이 다른 금융회사로부터 고객의 금융거래정보를 제공받아 사기거래계좌에 대한 자금이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정대리인 자격 부여= 일정 요건을 가진 신규금융서비스 개발업체에 '지정대리인' 자격을 주고 금융회사로부터 본 업무를 위탁받아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개념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금융위·금감원 소관부서 또는 민간 전문인력으로 '지정대리인 요건 심의회'를 운영키로 했다. 지정대리인 희망업체가 테스트베드 참여신청서를 심의회에 제출하게 하고 심의회 검토를 통해 지정대리인 자격을 확정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심의회의 검토요소는 해당서비스의 혁신성, 테스트베드 시행 필요성, 소비자편익 기여도, 업체의 준비상황이 지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