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김진태 의원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과 검찰소환을 잇따라 겪으며 내홍 역시 깊어지고 있다.
당 지도부와 당 주요 대선주자인 홍준표 후보는 박 전 대통령과 '선긋기'에 나서고 있지만 이를 친박 진영에선 버티면서 갈등 양상이 보이고 있는 것.
특히 당 지도부와 친박계는 대선 경선룰을 둘러싼 논란을 거듭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친박 대선주자인 김진태 후보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당의 경선룰이 처음부터 (특례규정 때문에) 진통이 있더니 끝까지 문제가 있다"면서 "선수가 한창 경기를 뛰고 있는 상황인 중간에 룰이 바뀌었다"고 질타했다.
앞서 당 경선관리위원회는 전날(20일) 본 경선에서 총 5차례 진행하기로 했던 권역별 비전대회(합동연설회)를 2차례만 진행하기로 하면서 취소된 권역별 비전대회는 TV토론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1차 컷오프 결과를 절대 공개하지 않기로 하고, 후보자가 물어봐도 안 나오던 것이 기자를 통해 여론에 흘러나갔다"면서 "2차 컷오프 결과는 다시 공개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을 보니 여론조사에서 무언가 변동이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반발에 대해 "룰을 바꿀 때 김 의원도 있었다. 네 사람 중 한 사람만 반대해도 못하는 것 아니냐"며 "제가 듣기로는 네 사람이 다 합의했다"고 일축했다.
그는 "경선룰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전적으로 한다. (저는)그 내용을 알지 못한다"면서 "다만 지난 일요일 6명 TV토론회가 다른 당 토론회보다 시청률이 2~3배 높았다. 후보들도 TV토론회가 괜찮은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어제 저녁 후보자 4명이 직접 와서 토론을 했고 바뀐 경선룰에 모두 동의를 했다. 특별한 다른 이유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인 위원장은 친박계 의원들을 겨냥, "친박패권은 이념이 없다. 이해관계 때문에 일시적으로 모인사람들"이라며 "권력 중심으로 모여 삥땅을 쳐보거나 공천 좀 받아보려는 사람들"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친박은 삼성동 자택에 있으니까 더 이상 그 단어는 사용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내가 3개월 비대위원장으로 있는데 왜 '친인당'으로 안하고 '친박당'이라고 하나. 앞으로 친박 얘기 좀 안하면 좋겠다"며 "미래를 향해 나가야되는데 과거의 프레임이 갇혀있지 않길 바란다"며 친박 지우기를 시사했다.
최근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는 홍준표 후보는 거듭 '박근혜 지우기'에 나섰다.
홍 후보는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친박을 넘어서 국민들이 기댈 수 있는 튼튼한 담벼락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박 전 대통령이 이끌어가던 당은 없어졌고 이젠 새로운 지도자가 당을 이끌어 가야 한다"면서 "어떻게 하면 박근혜 정부와 차별화할 수 있느냐가 이번 대선에 임하는 자유한국당의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실 친박이라는 것이 어느 계파라기보다는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정의 지지세력에 불과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지도자가 나오면 그 지도자를 중심으로 다시 뭉칠 수밖에 없는 것이 자유한국당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박근혜 지우기'에 나선 홍 후보에 대해 앞서 김 후보는 맹비난을 쏟아낸 바 있다.
앞서 김 후보는 홍 후보가 지난 14일 "박근혜 대통령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우파는 총결집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홍 지사는 '머릿속에 지우개'가 있는지 모르지만 그게 지운다고 지워지는 건가"라며 "저는 가슴 속에 안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