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과하는 세금을 모두 내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일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올해 들어 84일간 번 돈은 모두 세금을 내는데 써야 한다. 이후 연말까지 일해서 얻은 소득이 비로소 '자신의 몫'이 되는데, 이른바 '세금해방일(Tax Freedom Day)'이다.
24일 시장경제 전문 연구기관인 자유경제원에 따르면 올해 세금해방일은 3월26일으로, 1년 전보다 4일 늘었다. 연간 소득 중 1월 1일부터 3월25일까지 84일간 번 금액만큼이 세금으로 나가고, 3월27일부터 12월31일까지 일해서 얻은 소득이 순수하게 근로자의 돈이 된다는 의미다.
세금해방일은 조세부담률을 연간 일수로 분할해 산출한다.
올해 조세총액(예상치 313조4672억원)을 국민순소득(명목 예상치 1362조8492억원)으로 나누면 조세부담률은 23.0%다. 이 조세부담율을 1년 365일로 나누면 세금해방일이 나오게 된다.
올해 세금해방일을 하루 일과로 환산하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9시간을 일하는 근로자는 오전 9시∼11시 4분, 즉 하루 2시간 4분을 세금을 내기 위해 일하는 셈이 된다.
세금해방일은 늦어지는 추세다. 역대 정부의 마지막 연도를 기준으로 세금해방일을 보면 김영삼 정부는 3월14일, 김대중 정부는 3월20일이었다. 노무현 정부 때 3월30일이었다가 이명박 정부 마지막 해인 2012년에는 3월25일로 4일 줄었다. 박근혜 정부에서 3월26일로 다시 2일 늘었다.
세금해방일이 꼭 빠르다는 게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국민들의 세금부담은 적지만 그만큼 복지가 선진국보다 적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어서다. 세금은 덜 걷고 복지로 들어가는 돈은 늘어남에 따라 정부 재정도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정부 지출을 늘린다면 그 부담은 국민의 세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다.
자유경제원은 "일본의 경우 정부부채의 누적에 따라 결국 소비세를 증가시킨 바 있다"며 "우리나라도 경상 경비 비중이 늘어나 재정위기 가능성이 크다. 정부 씀씀이를 줄이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