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차량에 휘발유를 주유하도록 유도해 보험금을 받아낸 보험사기 혐의자 20명이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특정 외제 경유차량으로 주유소를 돌며 주유원의 휘발유 주유를 유도한 뒤 손상차량에 대한 수리비 명목으로 보험금을 받은 일당 20명을 적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의 보험사기 행각은 총 66건으로 새 나간 보험금 규모는 6억2000만원 상당이다.
혼유사고는 주유원이 고객의 차종에 적합한 연료가 아닌 이종(異種)의 연료를 주유해 차량이 손상되는 사고로 경유차량에 휘발유를 주유해 차량이 손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유소가 가입한 화재보험의 '주유소 배상책임보장 특별약관'을 통해 혼유로 손상된 차량에 대한 수리비 등이 보장된다.
금감원은 연비가 높고 연료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유차량의 증가에 혼유사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2013년 1월 1일부터 2016년 4월 30일 청구된 혼유사고로 인한 보험금 273억원에 대해 분석했다.
그 결과 1년 이내에 혼유를 3회 이상 유발하고 미수선수리비를 1회 이상 수령한 18명(사고 62건)을 보험사기 혐의자로 지목했다.
보험사기 혐의자들은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차량을 수리하기 보다는 미수선수리비 명목으로 현금을 편취하려는 유인이 높다는 점을 고려했다.
보험사기 혐의자(18명) 중 절반 이상인 10명(55.6%)은 경기도 S시 거주자로 나타나 혐의자들에 대한 연계분석도 진행했다.
이로 인해 혼유를 3회 이상 유발한 보험사기 혐의자와 지인관계로 확인된 2명(사고 4건)을 혐의자에 포함했다.따라서 최종적으로 20명의 보험사기 혐의자가 가려졌다.
보험사기 혐의자 1인당 평균 3.3건의 혼유를 유발해 평균 3100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건당 940만원 수준이다.
가장 많은 보험금을 편취한 보험사기 혐의자는 A(남, 33세) 씨로 외제 경유차량 크라이슬러 300C 2대를 이용해 총 6건의 혼유를 유발하고 총 6700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
D(남, 24세) 씨도 크라이슬러 300C를 이용해 총 7건의 혼유를 유발함으로 총 6300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하면서 가장 많은 보험사기 건수를 나타냈다.
이처럼 혐의자들은 주로 크라이슬러 300C 경유차량 등 특정 중고 외제차량을 이용했다. 혐의차량 20대 중 18대가 이에 해당했다.
이는 연료주입구 크기가 일반적인 경유차량에 비해 작아 휘발유차량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높은데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외제차량은 중고차량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수리비는 매우 높아 차량 파손 시 보험회사가 실수리비 지급보다는 미수선수리비 지급을 선호하는 점도 악용했다.
이들은 주유 시 유종을 미고지하고 3만원 이하의 소액을 주유했으며 공모를 통한 혼유를 유발하는 수법을 주로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혐의자 중 한명이 크라이슬러 300C 휘발유차량으로 먼저 주유한 뒤 다른 공모자가 바로 크라이슬러 300C 경유차량으로 주유를 요청하는 수법 등이다.
차량번호를 변경한 뒤 재차 혼유를 유발하는 수법도 이용했다.
혼유가 여러 차례 발생하는 경우 보험금이 감액되거나 지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혼유 보험사기 혐의자 20명을 수사 대상으로 경찰에 통보하고 수사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며 "보험사기는 반드시 적발돼 엄중 처벌된다는 사회적 인식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