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여론조사 결과가 요동치고 있다.
대선 경선이 마무리된 지난 3일 즈음부터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양자대결' 여론조사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양자구도에서 안 후보가 앞서는 결과가 다수 나오면서 다자구도에서도 안 후보가 따라잡는 형국으로 가고 있다.
SNS 민심은 어떨까? 네티즌들과 일부 인사들은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또 여론 조사 방식을 두고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하고, 여론조사를 여과없이 기사화시키는 언론을 향해 따가운 소리도 서슴지 않았다.
트위터 사용자 'ganal****'는 10일 "언론이 띄워 주는 대로 따라가는 층도 있긴 있는데 실제 여론과 여론조사의 괴리는 큰 것 같다"며 여론조사에 대해 경계하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트위터 사용자 '0as****'는 "온갖 꼼수로 조건을 교묘히 가공하고 여론조사를 돌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유리한 데이터만을 조사결과로 발표하는 것 같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네이버 누리꾼 'hhs5****'는 "역시 기득권 언론 반대로 가면 정답이다"라고 말했고, 'godn****'는 "적폐대상 1호는 언론"이라며 여론조사를 보도하는 언론을 향해 비판했다.
네티즌들은 특히 후보가 단일화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언론이 임의로 지지율 1, 2위 후보들에 대한 양강구도로 몰아가며, 여론조사를 실시한 관련 기사에 비판적인 댓글을 달았다.
실제 KBS-연합뉴스가 10일 발표한 양자 대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 후보가 49.4%로 36.2%를 기록한 문 후보를 오차 범위(13.2%) 밖에서 앞섰다는 보도가 있었다. 하지만 리얼미터가 전국 지방대표 7개 언론사 의뢰로 조사한 이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양자 가상대결에서 문 후보가 47.6%로 안 후보(43.3%)를 앞섰다.
이렇듯 여론조사 기관과 의뢰기관에 따라 널뛰기를 하는 결과가 나오면서 여론조사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 아이디 'kjwh****'는 "문 후보는 여전히 대세다. 유선전화 조작된 여론조사로 양강구도 만들지마라 개가 웃는다"고 힐난했다.
트위터 아이디 'Humming*****'는 "온 매체가 힘을 합쳐 양강구도를 만드려고 애쓰다니 여론조사가 너무 거지같다"고 비난했다. 트위터 아이디 'gfgg**'은 "여론조사는 21명의 후보에 대한 평등한 조사를 해야한다"고 주장하면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여론조사를 지지하는 네티즌의 반응도 이어졌고, 후보들 모두 결과에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네이버 아이디 'leek****'는 "양자는 볼 필요도 없고 다자도 이미 대세는 역전됐다"면서 "실제 숨겨진 표를 합치면 이미 다자에서도 오차범위 밖으로 안 후보가 앞선 상황"이라고 했다.
같은 포털 이용자 'like****'는 "여론조사 공통된 조사방식에서도 내가 이기면 대세 니가 이기면 조작이라고 하는 것인가. 왜 그러는 지 모르겠다"면서 여론조사 결과에 승복할 것을 주문했다.
다만 여론조사의 조사 방식과 신뢰성을 두고는 대체로 믿지 못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또 더 이상 여론조사는 민심의 향배를 정확하게 읽지 못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네이버 누리꾼 'heya****'는 "여론조사는 유선 비율에 따라 출렁인다. 이번 대선 또 당하지 말고 알아서 투표하세요"라고 주장해 3000개 넘는 '좋아요' 클릭을 받았다.
같은 포털 이용자 'hey8****'도 "리얼미터 유선 전화 비율은 10~20% 사이다. 유선전화 비율이 20% 이상 넘어가면 결과가 왜곡돼 신뢰성이 없는 조사"라고 문제 제기했다.
'sung***'는 "여론조사 발표를 하기 전에 조사방법, 질문 순서, 항목 등도 모두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kimk****는 "이제부턴 여론조사 하지말자 여론조사도 못 믿겠다"며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직접 투표를 통해 실제 여론이 어떤 상황인지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아이디 'fall****'는 "투표로 보여줘야지 이런 여론조사결과가 투표장으로 집결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telp****'는 "여론조사 입맛에 맞게 계속 보여주세요. 화난 유권자들이 전부 투표일 날만 벼르고 있습니다. 총선 때 그 결과 다시 한 번 맛보게 해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와 관련 서울대 조국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론조사에 대해)언론 환경 탓하지 말라. 언제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나 종편이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선후보를 지지한 적 있었는가"라면고 지적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에서 "일어날 일도 없는 양자 대결을 강조하는 것은 보수 기획자들의 작업물이다. 투표를 포기하려던 보수층의 사표를 방지하려는 시도"라면서 "그런데 이걸 진보언론에서 받아 써주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보수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KBS-연합뉴스 여론조사는 지난 8~9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2011명을 상대로 했고 유무선 RDD 방식을 이용한 전화면접 조사 방식을 따랐다. 응답률은 15.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다. 리일미터 조사는 7개 지방언론사(강원도민일보·경기일보·국제신문·영남일보·전남일보·중도일보·한라일보)의 의뢰로 전국 성인남녀 2천244명을 대상으로 7~8일 실시했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